'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인 혜문 스님은 20일 "일본에서 돌아올 예정인 조선왕실 의궤가 이르면 8월에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혜문 스님은 이날 오후 문화재청(청장 최광식) 주최로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 및 활용 정책토론회' 시작에 앞서 이 같이 전하며 "8월 중순에 NHK에서 조선왕실의궤와 관련된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인데 일본 언론의 이런 움직임으로 미뤄 볼 때 이르면 8월에 조선왕실의궤가 반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선왕실의궤 반환의 의미에 대해서 혜문 스님은 "일본에서 돌려받는 의궤가 갖는 의미는 프랑스 외규장각 반환이 갖는 의미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프랑스는 임대 형식으로 돌려받은 것이지만 일본에서 돌아오는 의궤는 4~5년의 노력 끝에 완전히 돌려받는 것이라는 점,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과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혜문 스님 등은 1922년 일본 궁내청으로 반출된 조선왕실의궤 환수를 목표로 2006년 9월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뒤 조선왕실의궤 환수와 관련한 국회 결의안 통과와 남북 공조 등을 이끌어냈다. 조선왕실의궤 문제는 지난해 8월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한일강제병합 100년 담화'에서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를 한국에 인도하겠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3개월여 뒤 한국과 일본 정상은 조선총독부를 거쳐 일본으로 반출된 조선왕실의궤 등 1025책을 한국에 인도한다는 내용의 '한일도서협정'에 서명했고, 이 협정 비준안은 올해 4월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한일 양국은 다음 달 초 도서 반환 절차와 운송 방식 등을 논의하는 실무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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