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이룬 배우의 꿈 이뤄
구로문화재단, ‘꿈꾸는 청춘 예술대학’ 우수 참가자 대상으로 심화 과정 운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어려서 배우가 꿈이었던 어르신들이 못다 이룬 배우의 한을 풀었다.
12일 서울 구로구 구로2동 서울남유치원에서는 흰머리가 지긋한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뻘인 어린이들 앞에서 멋진 공연을 펼쳐 보였다.
공연의 이름은 ‘할머니가 들려주고 보여주는 이야기 나와라 뚝딱!-해와 달이 된 오누이’다.
호랑이를 피해 하늘로 올라간 오누이가 해와 달로 변했다는 설화를 연극으로 만든 이번 공연에서 특이한 점은 모든 기획, 출연을 어르신들이 직접 했다는 것이다. 연극의 큰 줄거리가 변하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대사도 어르신들이 손수 작성했다.
이번 연극이 만들어진 배경은 구로문화재단이 지난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꿈꾸는 청춘 예술대학’이다.
‘꿈꾸는 청춘 예술대학’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극학교다. 어르신들이 연극의 이론에 대해 배우고 직접 연기도 해본다.
구로문화재단은 꿈꾸는 청춘 예술대학 졸업생과 현 참가자 중 연극에 대한 열의가 높고 뛰어난 연기력을 보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문가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이번 심화과정에서 어르신들은 힘을 모아 모든 연극 제작을 직접 했다.
젊은 일반인들에게도 힘들 것 같은 연극 제작이 가능했던 이유는 ‘어린 시절 꿈’ 때문이다.
대부분 참가자가 학창시절 연극반 출신이거나 배우의 꿈을 가진 경우라 꿈 실현을 위해 열정을 쏟았다.
학창시절 무용, 연극반 활동을 하고 이번 공연의 기획·무대감독을 맡은 이정란(71) 할머니는 “내 평생 처음으로 연극 기획을 해봤다”면서 “내가 만든 공연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매우 떨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학교 시절 연극활동을 했던 안영분(73) 할머니는 “늦은 나이지만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면서 “우리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갖고 연극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르신들 무대는 13일 오후 1시30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북카페에 이어 14일 오전 11시 새중앙어린이집, 20일 오전 11시 호산나어린이집에서도 펼쳐진다.
구로문화재단 ☎2029-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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