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주마가편(走馬加鞭)'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격차 원인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고사성어다. 잘하는 아이는 더 잘하게 때려주는 채찍질의 효과로 중상위권 학생들의 성적과 하위권 학생들의 성적격차가 해마다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03년 이후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성적이 비슷하거나 일부 과목의 성적이 향상되는 가운데 하위권 학생들의 성적 향상은 나타나지 않아 중ㆍ상위권 학생들과 하위권 학생들 간의 학력격차가 점점 더 커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최근 들어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는 기초학력 미달학생을 2008년의 3분의 1수준까지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03년부터 종단연구를 진행해온 관련 연구진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늘어나는 학습부진 누적을 고려해 초등학교 이전부터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경 뉴욕 주립대 교수와 김양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이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한 '학력격차의 변화 추세와 해소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영어를 제외한 초ㆍ중ㆍ고 3개 학년 모두에서 성적이 유의미하게 오른 경우는 없었다.


또 성적 상승이 나타나는 교과의 경우 대체로 하위권보다는 중위권과 상위권 학생에게서 나타났으며 성취도 수준으로 봤을 때 기초학력보다는 보통 또는 우수학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영어와 수학 등의 주요 교과에서는 평균적인 성적 향상이 있었지만 향상도가 불균형적이이서 학력 집단 간의 상대적인 성적격차가 확대되어 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계 고교생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하지만 대부분은 보통 학력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학교육의 수준을 확보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계 고교 역시 10명 가운데 9명이 대학에 진학했지만 이중 3~4명은 고등학교에서 요구하는 보통학력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과 학력향상 중점학교 지원 등을 통해 2009년 이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꾸준히 줄여왔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2008년 7.2%에서 지난해 3.7%로 3.5%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학교급 별로는 초등학교 6년생의 1.5%, 중학교 3학년생의 5.6%, 일반고교생의 4.0%, 특성화고교생의 20.2%가 기초학력 미달학생인 것으로 나타나 학습부진이 누적되는 현상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지속적인 기초학력 보장 노력과 더불어 취학전 교육과 고등학교 졸업 후의 직업ㆍ고등교육까지 연계된 교육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분 연구원은 11일 "아직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학력격차는 초등학교 입학 이전 단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면서 "12년의 초ㆍ중등 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초기의 학력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경향과 이른 시기의 학력 향상 노력이 보다 큰 효과를 거둔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 초ㆍ중등교육에 국한된 평가와 지원을 취학전 교육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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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학과목의 경우 만5세 아동부터 학습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이 시기에 적절한 학습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학력격차가 발생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김 연구원은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이 성공적으로 대학교육을 받기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초ㆍ중등교육의 학력 기준과 대학입학 및 대학교육 학력 기준 간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학력평가 체제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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