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하 버티는 통신 3사, 최시중 위원장 나섰다
SK텔레콤 모듈형 요금제 인가신청 안해, KT-LGU+는 '상대방 먼저' 눈치만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지난 6월 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요금 인하 대책을 내 놓았지만 통신 3사가 서로 버티기에 들어가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통신 3사가 상대방보다 먼저 요금 인하에 나설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우려해 눈치보기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가 통신요금 인하안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가운데 SKT 역시 7월부터 시작하기로 한 스마트폰 모듈형 요금제의 인가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SKT는 지난 달 7월부터 스마트폰 모듈형 요금제를 실시하고 9월부터 기본료 인하, 문자메시지 50건 무료 제공 등의 요금인하안을 발표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KT와 LG유플러스는 아예 통신요금 인하안 자체를 계속 미루고 있어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모듈형 요금제는 현재 음성, 문자, 데이터가 서로 묶여 있는 스마트폰 올인원 요금제 대신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음성, 문자, 데이터를 조절할 수 있다. 때문에 항상 문자가 남거나, 데이터가 남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사용 패턴에 따라 사용량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어 실질적인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
당초 SKT는 7월부터 모듈형 요금제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빨라야 7월말이나 시행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SKT측은 아직 준비가 덜 되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방통위와 통신 업계는 KT와 LG유플러스가 요금인하안 발표를 미루며 SKT 역시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한술 더 뜨고 잇다. 아예 언제 요금인하안을 내 놓을지 확정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빠르면 이달안에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6월에도 같은 말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국회 문방위 민주당 의원들까지 나서 KT와 LG유플러스에게 기본료 인하를 포함한 요금인하안을 내 놓으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서로 경쟁사의 요금인하안에 따라 인하폭과 시기를 결정하겠다며 요금인하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요금인하안은 먼저 내 놓고 먼저 시행하면 손해라는 것이 3사 모두의 공통된 의견일 것"이라며 "억지 춘향격으로 내리다 보니 이에 대한 불만도 상당해 3사 모두 방통위의 계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마냥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도 되자 방통위가 나섰다. 방통위는 수차례 SKT에게는 모듈형 요금제 인가안을 요구했다. KT와 LG유플러스에겐 요금인하안을 요청했다.
통신 3사가 시간을 더 달라며 버티자 방통위는 요금인하안 제출 이전에는 다른 신고도 모두 거절하겠다는 강수까지 뒀다. SKT를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는 요금 인가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방통위가 요금인하를 강제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5000만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기대만 잔뜩 부풀려 놓고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모양새다.
결국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나섰다. 최 위원장은 오는 14일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T 총괄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의 만찬을 주재한다. 통신요금인하 대책이 발표된 이후 최 위원장이 통신 3사 CEO를 함께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업계는 3개사가 모두 버티기에 들어간 현재 최 위원장이 3사 CEO를 만나 통신요금 인하안 발표와 관련한 강도 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CEO들을 만나는 14일을 전후해 요금인하안이 발표되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라며 "정부의 요금인하안 발표 이후 처음으로 3사 CEO가 한 자리에 모이다 보니 다양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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