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률의 올댓USA] '견공' 데릭 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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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두 가지. 개와 야구다.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게 개와 야구다. 그런 미국인들은 가족같은 개에게 사람 이름을 붙이길 주저하지 않는다.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특히 생활과도 같은 야구에 등장하는 선수 이름을 개 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개와 야구를 좋아하다 보니 생기는 일인데 일반인은 물론 메이저리거도 자신의 영웅같은 선수 이름을 개 이름으로 붙이곤 한다. 일례로 전직 마무리투수였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은 '삼진왕' 놀란 라이언을 너무나 좋아해 개를 라이언이라 부르고 다녔다.


통산 3000안타를 앞둔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와 관련한 재밌는 이야기가 나왔다. 뉴욕에서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터가 개 이름으로도 널리 애용되고 있다는 뉴욕 타임즈의 기사였다. 기사에 따르면 뉴욕시에 정식 등록된 지터라는 개는 33마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 인근의 10여마리까지 합치면 약 43마리의 개가 '지터'로 불리고 있다. 반면 뉴욕에서 지터의 동료이자 스타 플레이어인 에이 로드와 텍스(마크 테셰이라)로 불리는 개는 각각 1마리와 8마리로 집계돼 지터의 뉴욕 내 인기가 어느 정도인 지 알 수 있다.

물론 지터 이름을 지닌 개가 주인이 데릭 지터를 좋아해서 불리는 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지터라 부를 수도 있고 데릭이 아닌 또 다른 지터를 좋아해 이름을 붙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식으로 지터라는 이름을 등록한 것을 봐선 메이저리거인 지터일 공산이 크고 또 이정도 숫자라면 지터의 인기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터라는 개가 전국에 걸쳐 몇마리인지, 그리고 지터로 불리는 개가 다른 선수 이름으로 불리는 개보다 많은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내 인구 1위인 뉴욕과 지터의 인지도를 감안할 때 비공식 집계 포함 최다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터는 다른 주에서도 꽤 인기 높은 개 이름이었다. 데릭 지터의 고향인 미시건주 칼라마주시에선 4마리의 개와 2마리의 고양이가 공식 집계됐다. 심지어 양키스의 최대 라이벌인 보스턴 인근에서도 4마리의 지터 개가 발견됐다. 특히 오하이오주 데이튼시에서는 지터 개가 사람을 구한 사례도 있어 관심을 끌었다. 가축을 지키는 피레니즈종의 개가 주인 집 지하에 불이 난 것을 주인과 그의 아들에게 알리고는 불에 타 죽은 것. 이 때문에 더욱 지터를 좋아한다는 후문이다.


지터는 개 이름 뿐만 아니라 사람 이름으로도 인기가 적지 않았다고 뉴욕 타임즈는 덧붙였다. 지난해만 47명의 신생아가 데릭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됐는데 이는 2009년 39명, 전성기였던 1998년 5명 보다 늘어난 수치였다. 1957년 양키스 전설인 미키 맨틀의 미키로 지어진 신생아가 944명이였던 것을 비교하면 매우 적지만 여전히 전성기가 지난 지터의 인기가 식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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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7세인 지터는 순발력 등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태다. 지터나 그의 팬들은 그걸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만 공격과 수비가 예전같지 않다. 하지만 팬들은 충성심이 높은 개를 연상시키는 지터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 양키스 한 팀에서만 몸담고 팀 우승을 지원하는 충성스런 모습을 17년 동안 지켜봤기 때문이다. 지터가 양키스 유니폼만 입고 3000안타를 달성하는 순간 지터라는 이름의 신생아와 개가 더 늘어날 지 모르겠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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