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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 한의학의 날을 제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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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있는 많은 기념일을 보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는 늘 반만년 역사를 이야기하며 신토불이,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등 전통적인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우리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은 '태권도의 날'과 '한글날'에 불과하다. 우리 것을 보존하고 세계화하기 위한 성과 또한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태권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돼 국가이익과 국위선양에 큰 힘을 발휘했으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태권도의 날이 제정됐다. 태권도와 같이 우리 고유의 것으로 국가이익과 국위선양에 앞장설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한의학이 아닌가 한다.
지난 3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부(WPRO) 지역전략회의가 열렸다. 저개발국가들의 보건 향상과 20여개 회원국에서의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 시행한 전통의학발전전략(2005~2010)이 종료됨에 따라 후속 전통의학발전전략(2011~2020)을 수립하기 위한 국가 간 자문회의였다.

이 회의에서는 전통의학을 국가 보건의료 체계에 통합해 공공 보건의료에 활용방안이 논의됐다. 이러한 전략을 활용해 전통의학의 우수성에 주목하고 있는 국가들에 한의학을 전파한다면 국위선양과 국부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9월 제천에서 개최된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개막식에서 이명박 대통력은 '한의학은 국제경쟁력을 지닌 우리 고유의 자원으로서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요지의 축사를 한 바 있으며, 실제 지식경제부에서는 한약을 포함하는 천연물신약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지난달 18일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전통의학 관련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기술위원회(TC249)에서 전통의료기기와 의료정보 2개 분야의 의장국으로 한국이 선정됐으며, 내년 개최 예정인 국제표준화기구 기술위원회(ISO/TC249) 총회도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고하시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연구원에서도 맥진기ㆍ설진기ㆍ안면진단기 등 진단기기, 침ㆍ뜸 등 의료용구, 의료정보 등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세계표준으로 지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세계표준을 의장국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전통의학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격상되었다는 의미에서 무척 고무적인 사실이다.

2009년 7월 지구 반대쪽 바베이도스에서는 우리나라 한의학의 대표적 의서인 동의보감이 세계 최초 공중보건 안내서라는 점이 인정되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으며,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2013년에는 국제한의학엑스포가 산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 전통의학 시장은 2009년 이미 250조원을 넘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선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전통의학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증대는 물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일찍이 전통의학의 시장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통의학의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중의학(TCM)의 세계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중국계 인사들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자 인해전술을 펴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의학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된다면 세계 전통의학시장에 대한 국가적 의지 표명은 물론 한의학을 세계화하기 위해 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대영 한국한의학연구원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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