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 싫어요!"..뉴타운 평형 리모델링 바람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서울 뉴타운 지역에 기존 대형 평형을 중소형으로 바꾸는 평형 조정 바람이 거세다. 소형주택 선호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4~6구역은 기존 계획됐던 대형평형 가구수를 줄이는 대신 49㎡(전용면적) 등 소형 평형을 새롭게 추가해 중소형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가재울 4구역의 경우 당초 지상 9~32층 63개동, 4047가구의 주택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변경된 설계에 따르면 대형평형(151·176㎡ ) 총 384가구 중 260가구가 중·소형주택 517가구로 바뀐다.
가재울조합 관계자는 "대형평형이 미분양되면 시공비에 대한 이자부담이 증가돼 결국 조합원 분담금이 늘게 된다"며 "시장 상황에 맞게 평형을 조정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합설립 무효 소송 등으로 사업추진이 늦어지면서 발생했던 금융비용 등에 대한 손해도 이번 주택규모 변경으로 인해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내 거여2-1구역도 용적률을 높이고 대형주택 평수를 조정해 소형주택 공급량을 715가구에서 907가구로 늘렸다. 마천3구역 역시 기준용적률 상향과 대형주택 평형 조정을 통해 소형 주택을 기존보다 286가구 늘어난 1297가구로 재구성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전농·답십리뉴타운 내 답십리14구역도 설계변경 등을 통해 85㎡ 초과 주택을 82가구에서 60가구로 22가구 줄이는 대신 60㎡ 이하 주택을 226가구에서 350가구로 확대했다.
이밖에 성북구 장위뉴타운 등도 중대형 평형 위주로 된 단지 설계를 중소형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서울 뉴타운 지역에서 부는 평형조정 바람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대형 아파트가 외면받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묘안이다. 뉴타운사업의 미분양은 곧 조합원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조합원들이 큰 평수 아파트를 배정받을 때 내야 하는 추가부담금을 마련하기도 여의치 않다는 점도 평형조정을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 이밖에 소형평형이 늘어나면 원주민 재정착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뉴타운 사업지의 평형조정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대형주택을 소형주택으로 변경할 때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기로 방침을 세워서다. 그동안 평형 조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업지연에 따른 부담이었다. 기존 절차에 따라 평형을 조정하게 되면 구역지정 단계부터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적어도 1년~1년6개월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조합원과 시공사 상당수가 평형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행정절차 간소화로 사업 지연 등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면 평형조정을 하려는 뉴타운 사업장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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