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과거 전략기획실격인 미래전략실을 작년 말 공식부활시키면서 중점을 둔 것은 계열사간 신수종사업 개발 및 투자조율이었다.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스스로 취임일성에서 "계열사에 군림하지 않고 미래사업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이 "부정부패가 그룹 전체에 퍼져 있을 수 있고 감사를 잘해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언급한 것은 사내 '온정주의'가 확산되며 '이정도 쯤이야'라는 안이한 태도가 조직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직설적으로 질책한 셈이다.
이에 따라 100여명 수준인 미래전략실은 종전과 같이 신수종사업 개발 및 투자조율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되 내부인원 충원을 통해 실질적인 계열사 관리 수준을 한단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과거 전략기획실은 감사팀이 아니더라도 각 팀들이 계열사들의 경영 및 임직원 동향까지 상세히 파악해 문제의 소지가 될 부분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했는데, 현재 미래전략실은 이와 같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과거의 경우 삼성 임직원 부정적발 사례는 외부투서 등이 단초가 되기도 하지만 전략기획실에서 자체 파악해 문제의 소지를 미리 잘라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 회장은 미래전략실 기능 강화 없이는 계열사들의 부정사례 재발을 미연에 방지하기 힘들다고 판단, 향후 인력충원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전무급이 팀장인 경영진단팀은 회장 직속으로 배속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최소 부사장급으로 팀장 직급이 격상되고 사내외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감사 및 징계결정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께서 지시를 했기 때문에 이른 시일안에 감사팀을 포함해 조직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테크윈 신임대표 선임을 비롯해, 감사팀의 독립기구화 등을 고려하면 일부 임원들의 연쇄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의중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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