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내부 부정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삼성테크윈은 국내 대표적 방위산업체로 올해 국방부 예산 증액에 따라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게 됐다.


8일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에 대한 사내감사를 진행한 결과 심각한 내부 부정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날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은 "이건희 회장께서 삼성테크윈 감사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부정적발 사실에 진노했다"고 전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오 사장은 부정에 직접 연루된 것은 아니나 CEO로서 지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2009년 삼성디지털이미징을 설립해 디지털카메라 사업 부문을 정리하며 방산부문에 주력해왔다. 2010년 삼성테크윈의 전체 매출에서 방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정도다. '국산 명품' 자주포로 불리는 K-9자주포도 삼성테크윈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것. 삼성테크윈은 K-9 자주포를 생산, 납품하는 한편 무인전투로봇차량, K55A1 자주포 등을 생산하며 군수납품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11월 연평도 사태 이후 정부가 국방예산 증액을 결정하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방위력 개선비가 10조 2000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삼성테크윈이 생산하는 K-9 자주포, K-55자주포 등을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내부 비리가 K-9자주포와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파주시에서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가던 K-9자주포의 자체가 한 쪽으로 기울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위사업청의 조사 결과 사고 자주포의 축이음새(coupling·커플링)가 국방부 규격에 미달하는 부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것도 이같은 결함 사실이 밝혀진 3월경으로 '문책성 감사'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감사가 K-9자주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삼성테크윈도 "각 계열사가 한 번씩 돌아가며 받는 경영 진단의 일환이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의 경우 상당기간 내부감사를 받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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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본보기'로 치부하기에는 강도가 높은 문책인 만큼, 삼성테크윈은 오 사장 사임에'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황하는 분위기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일하고 있다"면서도 (사장 사임은)사전 정보가 없었던 일로 갑작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장이 사임할 정도로 내부비리가 심각하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며 "사원들이 눈치를 보며 쉬쉬하고 있다"고 내부 동요를 전했다.


올해 방위산업 확대로 중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오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향후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중동 민주화 사태로 K-9 자주포 수출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산적해 있는 과제의 해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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