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1호'의 인천항 공식 취항에 앞서 지난 25일에는 전남 목포항에서 '기상 1호'의 사전공개 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목포항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해상. 기상 1호의 3층 갑판 위에 설치된 약 2평 정도의 아크릴 컨테이너 박스의 덮개가 열렸다. '발사'구령이 떨어지자 관측센서 기능을 갖춘 라디오존데(이하 존데)가 지름 1.5m 크기의 하얀색 풍선에 매달려 하늘로 솟아올랐다. 헬륨가스가 들어있는 풍선에 존데를 매달면 기구는 초당 5~6m의 속도로 빠르게 상승한다.
그렇게 순식간에 고도 20km 지점에 이르면 풍선은 실내체육관 절반 정도 크기까지 팽창하다가 터진다. 헬륨가스 주입부터 기구가 떠오르기까지 전 과정이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기상 1호의 핵심 관측장비인 '자동고층기상관측장비(ASAP)'다. 풍선의 하부에 부착된 존데는 상공에서 대기층별 기온과 습도, 기압, 풍향, 풍속 값을 측정해 이를 전국 기상청으로 전송한다. 이 장비는 일일 12시간 주기로 실시간 관측ㆍ보고돼 수치예보 모델에 데이터로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더욱 조밀한 입력자료가 쌓이면서 기상예보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취항식에서 만난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서울지역 강수량 예보는 서해상의 수증기 양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동안 해상에 관측기가 없어 정확한 예보가 불가능했다"며 "기상 1호가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해양기상과 김용업 과장도 "수온 관측은 한반도에 내릴 눈과 비의 양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기상 1호 바닥에도 표층수온 측정기가 설치돼 기상청으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들은 기상 1호가 수집한 예보 데이터가 기후변화 현상과 태풍, 폭설, 한파 등 위험기상 예보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국내 첫 외국인공무원(1급)으로 기용돼 화제를 모은 미국 오클라호마대 석좌교수 출신 기상전문가인 켄 크로포드가 기용 직후부터 해양 관측 시설을 늘릴 것을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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