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산 수성동' 그때 그대로 복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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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1호 종로구 인왕산 수성동(水聲洞) 일대. 누상동과 옥인동 경계에 위치한 인왕산 기슭 첫 계곡인 수성동은 조선시대부터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으로 불렸다. 수성동의 ‘동(洞)’은 행정구역이 아닌 골짜기나 계곡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 '한경지략' 등에 명승지로 소개되는 가 하면 겸재 정선의 그림에 거대한 바위 사이로 급한 개울이 흐르는 모습으로도 묘사됐다. 규장각 서리였던 존재 박윤묵은 장맛비로 물이 크게 불어난 수성동을 ‘조물주와 더불어 이 세상 바깥에서 노니는 듯한 곳'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추사 김정희도 ‘수성동 우중에 폭포를 구경하다’의 시로 이 곳 풍경을 담아냈다. 그야말로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문학을 사회저변으로 확대시킨 조선 후기 위항문학(委巷文學)의 본거지였다.

하지만 1971년 지은 종로구 옥인동 시범아파트 9개동에 인왕산은 가려졌고 계곡 암반 경관은 복개도로와 콘크리트로 덮여 훼손됐다. 이에 서울시는 2009년 2월 옥인동 시범아파트 308가구에 대해 토지와 건물 보상을 마치고 철거를 시작했다. 2011년 5월 현재 8개동이 철거된 상태다. 나머지 1개동은 2~3개월 내 소송 완료 후 철거된다. 보상비는 전액 시비로 960억원 정도가 투입됐다.


30일부터는 수성동 계곡의 옥인시범아파트 철거 부지와 인근의 인왕산 자락 등 총 1만7007㎡를 옛 모습대로 복원하는 공사가 시작된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계곡 좌우 측에 전통방식으로 돌을 쌓아 총 25m의 계곡을 복원할 예정이다. 중간마다 징검다리도 설치해 옛 운치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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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조경도 옛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우선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 도입된 아까시나무와 두충나무 대부분이 제거된다. 대신 소나무와 참나무 등 키큰나무 464그루와 화살나무 등 키작은 나무 2만7800그루, 구절초 등 3만7830포기의 야생화가 식재된다.


수성동 이름 그대로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에 걸터 앉아 인왕산 자락의 바위와 소나무, 계곡 주변의 철쭉 등 다양한 봄꽃을 즐기는 호사를 누려 볼 내년 5월이 기다려진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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