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긴급진단-하]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가보니..
설렘.가우뚱.불안감...주민표정 3색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여기가 서울에서 유일하게 개발안 된 채 남아있는 땅이다.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 이야기가 돌던 지난해에 이미 땅값이 올랐지만 부동산 시장이 워낙 안좋다보니 그만저도 주춤한 상태다. 현재 이 일대 3.3㎡ 땅값은 150~170만원선으로 인근지역에 비해 20~30만원 가량 저렴하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소재한 A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이다. A부동산에서 대각선으로 길 하나만 건너면 5차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된 '고덕지구'가 나온다. 5호선 끝 상일동역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다. 과수와 잡곡, 채소를 경작하는 비닐하우스 단지에는 일하는 인부들만이 분주히 움직인다. 이 일대 총 면적 82만7000㎡에는 향후 총 4300가구 중 3100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지난 17일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지정 발표가 있은 후에도 현장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던 데다 수용 및 보상 절차까지는 아직 먼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다만 본격적인 보상 절차가 시작되면 보상금 수준을 두고 갈등이 불거져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2차지구로 지정된 구리 갈매 등 일부 지구에서 시세보다 낮은 보상금이 책정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덕동 한 주민은 "보금자리주택 지정으로 빨리 개발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지만 농사 짓는 사람 중에는 계속 농사짓게 내버려뒀음 하는 사람도 많다. 어차피 보상을 받더라도 돈 없는 서민들은 다른 외곽지역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정부가 발표는 했지만 사업이 언제 진척이 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또 기존에 주택을 가진 주민들로선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이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변 시세의 85% 수준으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서 덩달아 인근 지역 아파트값마저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이 일대에 새로 지은 아파트가 많이 있는데 더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가 나온다고 하니 주민들은 떨떠름해 한다"라고 밝혔다.
고덕지구와 함께 지정된 인근 강일 3지구(33만㎡)에는 3100가구 중 2400가구가, 강일4지구(52만5000㎡)는 4900가구 중 3500가구가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동구 평균 3.3㎡당 가격이 1613만원이므로 고덕과 강일지구의 분양가가 여기의 85% 수준인 1371만원 이하로 책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천이다. 과천 역시 과천지식정보타운 인근 일대가 5차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됐다. 원문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여기가 평당 2500만원은 하는 곳인데 훨씬 싼 아파트가 들어온다고 하니 다른 아파트도 가격이 우루루 떨어지게 되지 않겠나. 그러니 주민들은 싫어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과천 보금자리는 135만3000㎡ 면적에 총 9600가구 중 6500가구가 공급된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과천은 지난해에만 아파트값이 5.76% 떨어져 서울(-1.42%), 분당(-3.10%), 산본(-4.08) 등에 비해서도 침체 정도가 심각했다. 여기에 최근의 정부과천청사 이전 및 보금자리주택 발표 등으로 시장이 느끼는 체감은 싸늘하기만 하다.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과 기존 주택시장과는 분명히 대상층이 다르지만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된다. 발표 이후 기존 주택 가진 사람들이 가격이 떨어졌는지 확인하는 전화를 걸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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