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정권 임기 후반의 경제정책이 혼란스럽다. MB노믹스의 간판이었던 감세를 하겠다는 것인지, 철회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반값등록금 논란도 뜨겁다. 금융감독체계의 개편, 연기금 주주권 행사 등을 둘러싸고도 정부와 여당에서 서로 다른 말이 오간다. 파탄 지경의 민생경제로 가뜩이나 고통스러운 서민은 나라의 경제정책이 어디로 가는지 혼란스럽고 짜증이 난다.
논란에 불을 댕긴 것은 4ㆍ27 재보선 패배의 여파로 등장한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MB노믹스의 핵심인 '감세'에 직격탄을 날렸고 이어 '반값등록금'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교총과 만난 자리에서는 "필요시 이명박 대통령께도 (반값등록금을) 결단할 것을 건의할 것"이라며 한발 더 나갔다.
'747'을 앞세우고 경쟁과 시장을 강조했던 MB노믹스는 빛 바랜 지 오래다. 성장과 물가를 놓고서도 오락가락했다. 하지만 지금의 논란은 차원이 다르다. 환경이 바뀐 것이 아니라 성장(감세), 복지라는 가치를 놓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당정이 민심을 중시하고 복지를 택하겠다면 정책의지를 분명히 하고 나가는 게 떳떳하다.
한나라당의 감세 철회나 반값등록금 주장을 환영하는 곳이 정부가 아닌 야당이라는 점은 혼란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추가 감세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상징적 정책"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엊그제 당정회동에서 "여건이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견은 당정 간뿐 아니라 한나라당 안에서도 심각하다.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금융감독체계 개편, 분양가상한제 등 미묘한 경제 현안에서도 그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이 '표(票)퓰리즘' 소리를 듣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정책의 변화라기보다는 내년 선거를 의식한 행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재정 확보 등 정교한 준비나 내부의 치열한 토론도 없이 나온 갑작스러운 복지여서 더욱 그렇다.
근본적으로 MB노믹스의 종착역이 어디냐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경제정책의 방향과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지 여당과 정부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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