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어디로?...롯데월드, 일방적 계약해지 '논란'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롯데월드는 부당한 계약해지를 중지하고 상생 방안을 강구하라!”
롯데월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캐슬이 들어서 일명 ‘롯데타운’이라고 불리는 서울시 송파구 잠실역 사거리에서 24일 롯데월드 상인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잠실 롯데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20명의 사람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24년 동안 롯데월드와 고락을 함께 해온 상가 임차인들이다. 이들이 매장 대신 거리로 나선 것은 롯데월드가 지난해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리뉴얼 후 직영을 한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퇴점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월드 상가의 임대차 계약은 매년 1년 단위로 재계약이 이뤄진다. 롯데월드 측은 지난 2008년 ‘제소전 화해(提訴前 和解)’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2009년 임대차 재계약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임차인들은 별 수 없이 롯데월드 측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제소전 화해를 해 놓으면 임대차 계약이 종료 됐을 때 임대인(롯데월드)이 소송없이 임차인(상인)들의 부동산을 강제집행할 수 있다. 롯데월드 측은 이를 빌미로 소상공인들을 내쫓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롯데월드는 강제집행 정지신청을 진행하고 있는 한 식당을 아무도 없는 오전 7시에 집행관과 용역을 대동하고 들이닥쳐 집기를 실어 나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엽 롯데월드 상인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제소전 화해는 난생처음 들어보는 말이었고 심지어 당시 롯데임대 관리자도 모르는 얘기였다”면서 “롯데월드에서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그게 내 무덤을 파는 일이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대차 계약을 할 때 제소전 화해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롯데가 이런 꼼수를 저지를 줄 상상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비대위 측은 롯데월드의 괘씸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 상점 주인은 “2000년 들어 잠실주변 재개발이 시작돼 아파트 입주민들이 모두 빠져나갔고, 2006년 롯데월드 놀이기구 사망 사건이 발생해 2007년 1월~7월 공사가 진행돼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당시 롯데월드 측은 재개발과 공사가 끝나면 매상이 오를 것이라며 업주들을 붙잡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롯데타운이 조성되고 주변 아파트 입주 등으로 상권이 활성화되니 나가라고 하는 것은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함께 살자’는 것이다. 리뉴얼이 필요하다면 임차인들과 합의할 수 있는 문제며, 제대로된 계약을 통해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 사무국장은 “다음주 화요일에는 롯데본사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롯데월드가 강제집행을 계속 강행하면 ‘제2의 용산 참사’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재계의 화두는 상생경영이다. 롯데월드를 계열사로 둔 롯데그룹도 다양한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집회에 참석한 한 상가 주인은 “롯데 마트 등을 통해 ‘통 큰’ 전략을 펼치고 있는 롯데가 계약 해지도 ‘통 크게’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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