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방석 앉은 비크람 판디트 씨티그룹 CEO
[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시티그룹은 비크람 판디트 최고경영자(CEOㆍ54)를 2015년까지 회사에 잔류시키기 위해 수 천만 달러에 이르는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보상계획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그에게 연봉 175만 달러를 지급한다. 시티는 또 2013년 말과 2014년 말, 2015년 말로 나눠 1000만 달러의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티는 또 올해와 내년 실적에 따라 그에게 670만 달러나 그 이상의 성과배분 자격도 주기로 했다. 또 향후 4년간 50만주의 시티주식을 살 옵션도 제공한다. 이를 모두 합치면 2200만 달러 정도다.
물론 반대여론도 높다. 그가 CEO가 된 이후 주가가 87%나 급락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시티는 그의 경영능력을 높이 샀다. 게다가 시티는 수 천 억 달러어치의 자산 매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판디트의 경영능력은 필요하다.
2007년 12월 CEO에 자리에 오른 판디트는 금융위기 이후 3년인 2010년 구제금융 원금을 상환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해 120억 달러의 수익을 내는 은행으로 시티그룹을 바꿔놓았다. 씨티그룹은 2008년 말 미 재무부에서 450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인도 산스크리트어로 '학식이 있는'이란 뜻을 말해주는 성(Pandit)처럼 그는 박학다식한 인물이다. 그는 인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16세가 되던 해인 1973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전기엔지니어링으로 학사, 석사학위를 땄고 이후 MBA와 재정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인디아나 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하던 판디트는 1983년 모건스탠리에 인도인 최초로 입사했다. 투자부문에서 일하던 판디트는 2005년 20억 달러를 굴리는 헤지펀드 올드레인파트너스를 설립했다.2007년 씨티그룹이 이 펀드를 8억 달러에 인수하자 판디트는 씨티에 입성했다.
판디트는 2007년 기본급 25만 달러를 포함한 주식 291만4320달러 등 316만4320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이후 2008년에는 3823만7347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금융위기 몰아친 2009년 판디트는 "씨티그룹이 수익을 내기전까지 보너스도 받지 않고 1달러의 연봉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선언대로 2년 동안 연봉 1달러만을 받고 일했다.시티는 2008년과 2009년 총 293억 달러의 순손실을 냈으나 2010년에는 106억 달러 흑자를 냈고 올들어 1분기에도 3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시티그룹은 이런 성과를 높이 평가해 최고 수준의 급여를 주기로 한 것이다.
판디트 CEO는 지난 18일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졸업 연설에서 "오늘날 씨티그룹은 커졌지만 내가 모건스탠리에 입사하던 1983년처럼 핵심부문에 집중하고 고객을 상대한다"면서 "씨티그룹에 매일 그러한 문화가 스며들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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