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1달여 앞두고 국내 자동차 시장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 진출해 있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한-EU FTA에 따른 관세 인하분을 반영해 차량 가격을 서둘러 내리기 시작했다. 오는 7월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부품에 대해서는 각 사별로 사전 준비 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물꼬 튼' 볼보..유럽산 車 값 평균 1.3% 인하=한-EU FTA로 인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럽산 자동차 가격은 기존 대비 평균 1.3% 인하 효과를 낼 전망이다.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볼보코리아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 볼보코리아는 FTA 발효로 인하되는 관세만큼 23일부터 모든 차종과 부품의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업계 첫 시도다.

FTA에 따라 1500cc 이상 수입차에 붙는 관세는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되는데 첫 해에는 수입 가격 기준 8%에서 5.6%로 내려간다. 볼보코리아의 이번 조치로 3890만원인 C30 D4 가격은 3837만2000원으로 52만8000원 떨어졌으며 S80 D5는 5710만원에서 80만4000원 인하된 5629만6000원에 팔린다.


볼보코리아가 가장 먼저 가격을 인하한 것은 유럽차 브랜드 중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비용 부담을 떠안더라도 차 값을 서둘러 내린 것은 그만큼 한-EU FTA로 인한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 가능하다.


이 같은 추세는 여타 유럽차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BMW코리아의 딜러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생산돼 국내에 들여오는 5시리즈와 7시리즈 등 일부 차종에 한해 내달부터 FTA 발효 이후의 관세를 선(先) 적용할 지 여부를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MW코리아가 다음 달부터 FTA 관세를 적용해 차량을 판매할 경우엔 5시리즈는 100만원 남짓, 7시리즈는 200~240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푸조의 한국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25일 공식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세단 뉴 508의 판매 가격을 애초부터 FTA 관세에 맞춰 책정했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4~5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세단인 뉴 508 가격을 FTA에 따른 관세 인하분을 반영했다"면서 "최고급 GT 모델은 5000만원 중반대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럽산 자동차에 탑재되는 부품 가격도 2.5~3.5% 인하될 것으로 보여 수리 비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 사전 작업 분주=국내 부품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가격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부품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원산지 표시 대응' 문제다. 유럽 지역에 수출되는 차량 부품이 한국산이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없기 때문.


현대모비스는 한-EU FTA 법안이 국회 비준을 통과한 직후 구매 및 영업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된 통상운영팀을 발족했다. 전사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집결한 일종의 태스크포스(TF)로, 원산지 표시뿐 아니라 수출, 가격 등 모든 부분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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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 계열인 만도도 부품 원산지 표시 대응을 위한 TF팀을 만들어 준비 작업 중이다. 지난해 12월 조직된 관련 팀은 회계법인인 삼정KPMG에서 컨설팅 받았다. 만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수출되는 자동차 부품이라고 해도 국산이라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관세 혜택이 전혀 없다"면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에어컨 전문 기업인 한라공조도 원산지 표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으며 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중소 부품사를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신달석 협동조합 이사장은 "실무자 교육 등을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중심으로 이날 한-EU FTA 및 수출 동향을 주제로 한 간담회 자리가 마련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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