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고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활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역외 현금을 이용한 활발한 M&A가 기업들이 수익을 본국으로 송환할 경우 부과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세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해외기업 M&A에서 현금만 이용하는 경우는 지난해 60%에서 올해 90%로 급증했다. 기업 경영 자문기관이나 은행 M&A 담당자들은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피해 역외 현금을 이용한 해외 M&A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지난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룩셈부르크 본사의 인터넷 영상전화 업체 스카이프를 85억달러 현금을 주고 인수키로 했다.


인수를 위한 현금이 어디에서 조달된 것인지 회사측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매출이 많은 MS가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은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가 2009년 노르웨이 탄드버그 인수에서 33억달러의 현금을 사용한 것이나 지난해 펩시코의 러시아 주스·낙농제품회사 윔빌단(WBD) 인수,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헬스케어, 에너지 기업 인수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역외 현금으로 해외 M&A에 나선 사례라고 분석했다.


특히 GE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시장 142억달러, 미국 시장에서 51억달러의 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연방 소득세는 전혀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GE의 역외 현금은 940억달러에 달해 미국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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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내 주요 기업들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모든 이익에 대해 35% 과세 부담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해외 계열사 보유현금을 미국으로 송금할 때 특정 면세기간(tax holiday)을 달라고 요구해왔다. 세제 혜택이 적용되면 기업들이 잉여 현금을 해외 시장에 쏟아 붓기 보다 미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기업들의 역외 현금 본국 송환에 따른 세제 혜택이 기업들의 역내 투자를 늘리기 보다는 현금이 주주들 주머니로 들어가는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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