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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센티미터의 혁명’ NFC, 유통을 진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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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모바일 통신 시스템 기반 ‘모바일 커머스 마케팅’ 활발

근거리 무선 통신 시스템(NFC)과 QR코드 등 새로운 통신 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커머스’가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근거리 무선 통신 시스템(NFC)과 QR코드 등 새로운 통신 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커머스’가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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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상점·무현금 결제 시스템 각광

IT 기술의 진화가 유통의 기술까지 진화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단말기에 내장된 특수 기술의 수준이 진화하면서 상품 등장의 무대가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오픈마켓이 오프라인에 점포를 내기도 하고, 오프라인 백화점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마케팅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른바 ‘크로스오버 마케팅’ 또는 ‘모바일 커머스’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서울 을지로지하상가와 연결된 SK텔레콤 을지로 본사 사옥(T타워) 지하 1층에는 작은 상점이 하나 있다. ‘Q스토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상점은 화장품, 가전제품, 트레이닝복에 이르기까지 200여 가지의 다양한 상품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상점의 크기는 작지만 품목은 웬만한 오픈마켓과 맞먹을 정도로 다양하다.

모든 것이 다 갖춰진 듯한 이 상점에도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점원과 계산대, 그리고 현금출납기다. 물론 상품을 진열하고, 수량을 파악하는 점포 관리요원은 있다. 하지만 이 사람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관리만 할 뿐이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백화점이나 편의점처럼 카운터에서 바코드를 찍어 돈을 수납하는 풍경은 이곳에서 볼 수 없다. 대신 진열된 물건의 가격표에 소비자가 직접 스마트폰을 갖다 댄 뒤 얼마 있다가 그 물건을 가져가는 풍경은 자주 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기만 하면 매장의 물건을 내 것으로 만드는 셈이다.

10㎝ 이하 거리서 단말기 대면 결제 OK

Q스토어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일단 ‘쿠루쿠루’ ‘에그몬’ ‘바스켓’ 등 스마트폰의 QR코드 리더 앱을 스마트폰 내려 받거나 NFC 기능이 적용된 단말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점에 가서 자신이 구입하고 싶은 물건을 직접 보고 고른다.

상품을 골랐다면 가격표 부분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한다. 스캔된 QR코드는 곧 SK텔레콤의 오픈마켓인 ‘11번가’의 모바일 페이지의 결제 코너로 연결된다. 결제 과정은 휴대전화 소액결제나 신용카드, 무통장 입금 등 기존 오픈마켓의 결제 과정과 같다. OK캐쉬백 포인트나 SK텔레콤 멤버십 포인트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가 마무리되면 상품은 소비자의 것이 된다. 상품 선택에서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남짓이다. 현금이나 플라스틱 카드는 결제 과정에서 절대 사용되지 않는다. 오로지 모바일에서만 모든 과정이 처리될 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원리의 정답은 NFC, 즉 근거리 무선 통신 시스템(Near Field Communication)에 있다. NFC는 최근 들어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신개념 통신 시스템이다. NFC는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고 단말간 직접 데이터를 교환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13.56㎒의 대역폭 주파수를 가지며, 10㎝ 이하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 교신이 가능하다. 현재 지원되는 NFC의 교신 속도는 초당 424Kbit(킬로비트)다.

특정 정보를 저장한 뒤 리더기에 전송해주는 태그(Tag) 역할의 스마트카드와 달리, NFC는 필요에 따라 태그 역할 뿐만 아니라 태그의 정보를 읽거나 쓰는 리더기 및 라이터기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NFC가 장착된 단말기 간의 P2P 정보 교환에도 이용될 수 있다. NFC는 근거리 통신용으로 사용되는 블루투스, 지그비 등 타 방식들과 비교할 때 상당한 장점이 있다.

올해 초 NFC 기술의 본격적인 등장에 맞춰 지난 2월 말 문을 연 Q스토어는 소비자들의 호평 속에 새로운 상품 유통의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이 상점을 방문해 상품을 직접 보고 그 자리에서 결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인터넷 쇼핑몰에 사진으로만 존재하던 상품을 직접 보고 만져봄으로써 상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장점이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낙균 SK텔레콤 커머스사업본부장은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NFC 중심의 모바일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통 시장의 일대 혁신을 일으킬 선진 시장”이라면서 “NFC 기술이 대한민국 유통 문화는 물론 실생활 속의 이동통신 활용 문화를 한 단계 진화시키는 혁신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글 진저브레드(OS 2.3)를 통해 빛을 보기 시작한 NFC는 사실 ‘10년 묵은 기술’이다. NFC는 소니와 반도체 업체인 NXP에 의해 2002년에 최초로 개발됐다. 2003년 ISO/IEC 국제 표준 통신 규격으로 등록됐지만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이 기술을 상용화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했고, 기술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NFC 기술이 탑재된 휴대전화가 전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3%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보급이 미미했다.

미운 오리서 백조된 NFC의 주목 비결

그 동안 NFC 관련 시장이 침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꼽힌다. 높은 칩셋 가격, 단말 라인업 부족, 표준화 미흡, 결제 인프라 미비 등이다. 칩셋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보니 소수의 특화 단말기에만 탑재됐고, 그마저도 통신사, 제조사, 은행, 카드사 등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표준화되지 못했다. 한때 국내에도 다량으로 보급됐다가 지금은 애물단지가 된 ‘모네타 동글이’가 바로 대표적 사례다.

그 결과, 하나의 휴대폰에서 여러 종류의 모바일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해도 여러 개의 칩셋을 번갈아 끼워야 사용이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단말기를 구입했다고 가정해도, 결제 인프라가 설치된 가맹점이 일반 신용카드 가맹점에 비해 10%도 되지 않다 보니 활용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결국 NFC를 이용한 모바일 카드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외면당했고, NFC 칩셋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가격을 내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NFC 산업이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칩셋 가격이 2000~3000원대로 내려갔고, NFC 사용 인프라도 정책적 도움 덕택에 대중화됐다”면서 “향후 출시되는 신규 스마트폰에도 NFC 기능이 기본 탑재되는 만큼, NFC에 기반을 둔 유통 기술 접목 빈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NFC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은 무한대에 가까운 모바일 커머스 구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여 전망했다. 유통 현장에서 비롯된 통신 혁명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NFC의 기술 발전은 궁극적으로 현대인의 삶 자체를 변화시킬 무기로 다가오고 있다.

NFC의 파급 효과가 온 나라를 광풍에 몰아넣었던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에 버금갈 정도로 클 것인지, 아니면 예전처럼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인지 앞으로의 귀추가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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