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해지는 한국경제..증시 건강해질듯
기업회계 투명도, 성적표 나온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한국회계학회가 상장기업의 회계투명성 정도를 지수화해 순위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기업들은 물론 회계정보 이용자인 애널리스트, 투자자 등 이해당사자들은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은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순위로 매길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경제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며 원론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정한 잣대로 평가가 이뤄져야 하며, 회계의 투명성 정도가 제대로 반영된 지수가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장기업들은 코스닥과 코스피 기업별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이 많이 속해 있는 코스피 기업의 경우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 자세한 내용이 나오기 전이라 입장을 말하기 곤란하지만 이미 엄격한 회계기준에 맞춰 사업보고서를 작성해왔고,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까지 받았는데 회계투명성 순위가 나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관계자도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의 작성 기준 등을 검사하는 체계는 이미 여러 가지가 있는데 또 이런 지수를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회계투명성 지수를 만드는 주체의 공신력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계투명지수 순위 발표 시, 우수 기업들은 별 영향이 없겠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주의 환기종목이 급락하듯 낙제점을 받는 기업들은 주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총 상위 상장사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기업의 재무구조를 평가 할 수 있는 민간기관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점에서 회계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집단 두 곳이 투명도를 평가해 발표하는 것 자체는 찬성"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단체 모두 이익집단인 관계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대로 확보하고 투명성 지수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중견기업 관계자는 "선정 기준이 애매할 경우 회사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투명성이 높다고 평가하다가 외부의 시각이 이와 다른 결과가 되면 기업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며 "회계사 단체가 선정하는 만큼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이므로 신중한 평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커버하는 종목들이 대부분 대기업 내지 우량기업들이므로 회계 투명성에서 낙제 등급을 받는 기업들과는 큰 관계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계투명성이 낙제점을 받을 정도의 기업이라면, 그같은 상태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주가도 바닥권일 것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회계처리가 불투명하다는 잡음이 많았는데 회계투명성 지수가 견제장치로 자리 잡는다면 기업의 재무ㆍ지배구조 투명도를 높여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도 "전반적인 한국 기업의 투명성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취지는 좋다"며 "자리가 잡힌다면 회계투명성지수는 한국 경제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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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러나 "국가 부패지수를 매기고 있으나 실제로 그 결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듯,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확연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삼성전자의 회계 투명성 수준을 시장이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우수 기업'으로 평가받은 곳에 대해선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상장기업 회계투명성 지수 결과 발표시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흔들릴 수 있고, 회계가 불투명하거나 의심이 되는 경우는 점차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불투명ㆍ판단보류 등의 회계처리 불성실 기업 명단이 공개될 경우에는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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