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 실태 여론조사 ①
여성과 지방일수록 노후상품 가입 비율 더 높아
30대 가장이 가장 빠듯… 상품 단 1개 가입자 47%
심리학에 조하리 윈도우(Johari’s Window)라는 게 있다. 이를 보면 사람을 네 영역으로 나누어 놓았다.
자신은 꼭 필요한 데 쓰인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이 볼 때 이 돈은 새나가는 돈일수도 있다. 즉, 나는 모르는데 남이 아는 돈이다. 작은 돈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돈이 될 수도 있다.
‘노후대비를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라는 이유를 댄다. 지난달 27일 <이코노믹리뷰>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Realmeter)'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¾3.1%p)한 결과를 봐도 그렇다.
성별로는, 여성(37.7%)이 남성(28.4%)보다 상품 가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연령별로는 30대(46.5%)에서 가장 높았으며 20대(14.9%)가 가장 낮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박균성 교보생명 강남재무설계센터장은 “소득이 높으면 보험을 그만큼 많이 들것이다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소득이 낮은 사람이 보험의 필요성을 더 느낀다. 서울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부동산을 처분하면 노후가 보장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높지 않은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노후상품을 통해 노후대비를 하려는 성향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상품가입이 많은 것은 가계의 금융 주도권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넘어가는 사회적 추세와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노후 대비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험사에서도 여성들에게 연금가입을 더 많이 권유하고 있는 추세다.
3개 이상 가입자 11% 불과
‘여유자금 부족’ 66.3%, ‘현재 생활 빠듯’ 11.3%, ‘다른 금융자산 보유’ 7.7%, ‘부동산 보유’ 2.8% 순으로 ‘돈이 없어서’ 상품 가입을 못하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도 전 지역에서 ‘여유자금 부족’ 응답이 가장 높았다. 전남/광주 (47.8%)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대전/충청(55.3%)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별로는, 남성(73.3%)이 여성(58.9%)보다 ‘여유자금 부족’ 응답이 높아 경제적 여유는 오히려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여유자금 부족’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30대(79.0%)에서 가장 높았다. 노후대비 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몇 개의 상품에 가입했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1개’ 47.7%, ‘2개’ 35.7%, ‘3개 이상’ 11.1%, ‘잘 모름’ 5.6% 순이었다.
‘1개’ 응답의 경우, 전북(60.2%)이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33.7%)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별로는 남성(42.8%)보다 여성(51.1%)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20대(76.2%)에서 가장 높았다.
‘2개’ 응답의 경우, 노후대비 상품 가입이 가장 많았던 부산/경남/울산(44.2%)에서 가장 높았고 전남/광주(23.6%) 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별로는 남성(43.1%)이 여성(30.5%)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30대(38.5%)에서 가장 높았다.
박균성 센터장은 “돈이 없어 연금 상품에 가입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연금의 필요성을 먼저 파악하고 연말 소득공제를 통해 나오는 돈이나 최소한의 새는 돈만으로도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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