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의 담보대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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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물투자로 1000억원이 넘는 자금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에 쓰인 자금이 주식 담보대출금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일부 대기업 총수들의 주식담보 대출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경영사정이 악화된 것은 물론 경영권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들은 전재산이나 다를바 없는 보유주식 대부분을 은행, 증권사 등에 맡기고 대출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보유 중인 SK C&C지분 401만696주(17.9%)를 담보로 우리투자증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우리투자증권 담보대출 평균금액으로 계산시 대출금액은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최 회장이 대출금을 계열사 지배구조 개선 등에 쓸 것으로 시장에선 추정했으나 최근 선물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출처가 주식담보대출일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상장사 보유주식 담보대출 비율은 지난해 3월 30% 대에서 최근 80% 대로 높아졌다. 1년 만에 담보 대출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


현 회장은 현재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등 3개 상장사 주식 278만3362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85.4%인 237만6823주를 대신증권, 외환은행 등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차그룹과 경쟁을 벌여왔다.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넘어간다면 현대그룹의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현 회장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차입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보유주식 담보비율은 99%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은 현재 금호석유화학 등 계열사 보유주식 135만6906주 가운데 99.2%인 134만6512주를 계열사 차입금 담보로 산업은행에 제공했다.


이 경우는 대출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은 아니고 지난 2009년 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채권단 요구에 따라 담보형태로 보유 주식을 출연한 결과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설윤석 대한전선 부회장도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현 회장은 보유 주식의 83%를 농협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170억원 이상의 자금을 빌렸다. 김준기 회장은 보유 주식의 79%를 하나은행, 외환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했으며, 설윤석 회장은 보유 주식의 81%를 우리은행, 외환은행, 그린손해보험 등에 제공하고 자금을 대출했다.


이들 세그룹은 모두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한 곳들이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이란 금융권 채무가 많은 주요 그룹 중 재무구조를 평가해 불합격한 곳을 대상으로 채권단과 해당그룹이 맺는 약속을 말한다. 채권단과 맺은 약속에 따라 주식담보 대출을 통한 사재출연 등 회사 구조조정에 총수들도 동참한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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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보유 주식의 34%가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있다. 현대자동차 주식 700여만주 등이 우리은행,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에 질권 설정됐다. 질권은 일종의 연대 보증 개념으로 채무 상환에 문제가 발생하면 채권단에 우선 처분 권리를 준다. 현대차그룹의 경우에는 특별히 경영상의 어려움은 없기 때문에 정 회장 개인적인 용도라든지 통상적인 대출 개념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등은 보유 주식 담보비율이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사 각각의 경영 사정에 따라 대기업 총수들의 주식담보 대출 상황도 매우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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