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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發 역전 드라마… 연출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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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브라질 프로젝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은 지난 14일 서울 성북동 주한 브라질 대사관저에서 에드문두 후지타(왼쪽) 주한 브라질대사로부터 브라질 명예영사 임명장을 받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은 지난 14일 서울 성북동 주한 브라질 대사관저에서 에드문두 후지타(왼쪽) 주한 브라질대사로부터 브라질 명예영사 임명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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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대통령 명예영사 위촉… 국내기업 시장공략 사령탑 역할 맡아

계산됐던 일이었을까, 천운에 따른 결과였을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브라질 명예 영사로 임명됐다. 화려한 부활이다. 현대건설 인수 실패, 현대아산 사업 중단 등 연이은 악재로 체면을 구겼던 그다.
호시탐탐 경영권을 노리는 친인척의 견제도 끝나지 않은 상황. 그런 그가 해외에서 답을 찾은 듯하다. 세계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른 남미, 정확히 말하면 브라질에서 말이다. 브라질은 국내기업이 남미공략을 위해 필수 거점으로 꼽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2003년 취임 이후 해외와 관련한 공식 직책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 이라고 강조했다.


현지화 공세 범현대가 관계회복 신호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2008년과 2009년 연속으로 선정됐던 현 회장. 글로벌 여성 CEO로서 브라질 명예 영사란 대외직함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대통령과 여성 CEO의 결합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여성 CEO로서 취임 이후 현대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끈 그의 경영 능력이 높게 평가 됐다고 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여성 대통령이 국내 대표 여성 경영인을 명예 위촉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의 중심에 현 회장의 역할이 커졌다는 얘기다.

세계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른 중남미 지역, 그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브라질 명예 영사이기에 그 의미도 매우 크다.

명예 영사는 양국 간 경제·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을 뜻한다. 양국 대통령과 핫라인을 개설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자리다. 남미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현 회장을 거쳐야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먹이사슬처럼 복잡한 경제 생태계에서 현대그룹의 성장에 청신호가 켜진 순간이다.

일례로 브라질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기업은 드러난 것만 10여 곳.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다.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대규모 공장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폭발적인 경제성장세를 대비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다.

브라질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경우 현지화 작업이 수월해질 수 있는 만큼 현 회장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회장의 입김에 수천억 원 대의 잠재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달려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 브라질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현대차와 현대그룹의 관계 회복을 점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담보로 모종의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은 범현대가에 능통한 한 관계자의 말이다.

“다들 쉬쉬하고 있지만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실패 후 그룹 경영권 문제를 놓고 우려를 했다. 지분 확보 등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브라질 명예 영사 위촉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이 브라질 공략에 나선 만큼 상호 관계 회복에 나설 수 있다.”

다소 과장된 듯한 분석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브라질의 경제 성장 가능성은 분명 매혹적이다. 지난 3년간 브라질 경제 성장률을 보면 이해가 쉽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0.2% 성장에 그쳤으나 지난해엔 7.5%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 국가 성장률 중 3번째다.


선친 때부터 이어진 남미와의 인연

2011년 5.5%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5%대의 성장세를 이어질 것이란 게 세계 경제연구소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브라질 공략은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와 동시에 글로벌 기업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다.

신중산층이 늘고 있어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소비 패턴도 국내 기업에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디자인이 세련되고 품질이 우수한 국내 LCD TV 점유율 60%, 휴대폰 점유율 45%, 프리미엄 가전제품 점유율 20% 등의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 단순 소비재를 넘어 도로, 공항, 항만, 철도 등 인프라 건설 사업에 국내기업의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오래 전부터 중남미시장에 관심을 기울였다. 현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현대상선 전 회장은 1994년부터 2006년까지 중남미 국가인 파나마 명예총영사를 역임해서 였을까. 현 회장은 남미의 심장인 브라질을 주목,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적 교류를 해왔다.

현대상선은 올해 초부터 남북항로관리팀을 신설해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시장 컨테이너 수송 서비스를 본격화 했고, 상파울루에 브라질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09년 베네수엘라 정부청사 초고속 엘리베이터 수출을 발판으로 브라질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 경쟁 과정에서도 브라질 관련 사업만큼은 직접 챙겼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그룹의 신 성장동력을 브라질, 넓게는 남미시장에서 찾았던 것이다.

현 회장 취임 이후 숱한 시련의 세월을 겪으면서도 혜안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현대그룹. 그의 브라질 베팅이 향후 현대그룹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모이는 요즘이다.


현정은의 경영전략

“기회는 절망의 순간 나온다”

현정은 현대그룹의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취임 이후 순탄치 않은 일을 숱하게 겪은 탓인지 웬만한 일엔 절망하지 않지만 늘 이렇게 말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노력의 결과는 달다는 것. 이를 몸소 증명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인수엔 실패했지만 남미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잡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 끊임 없이 경영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지인들과 함께 글로벌 경영전략에 대해 토론을 하며 쌓은 혜안이 있어 가능했다.

실제 그가 취임 이후 보였던 경영 능력은 괄목할 만하다. 2008년 매출은 12조7800억 원으로 현 회장의 취임 당시인 2003년보다 7조3600억 원 늘었다. 영업이익도 2배 이상 성장한 7600억 원을 기록했다.

2007년 취임 초기 적자 상황을 완전히 뒤집었고 부채비율을 크게 낮춰 경영 안정을 이뤄냈다. 현 회장은 2011년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도 불구, 2020년 까지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5조8000억 원을 목표로 하는 ‘현대그룹 비전 2020’의 달성을 위해 신성장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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