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8개 단위형펀드 자금유출 급증..투자자 부담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SC제일은행이 판매한 단위형펀드에서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 이후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단위형펀드는 선취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라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지난해 5월 이후 SC제일은행에서 판매된 8개의 단위형 펀드에서 3289억원이 빠져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대상 펀드의 총 판매액은 5701억원으로 11개월 만에 채 안돼서 전체의 57.7%가 환매됐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이 끝나자 자금 유출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 은행에서 판매돼 최초 설정액 310억원이었던 '한국투자전략분할매수증권투자신탁 1'은 수수료 부과 종료 1개월 이후 설정액이 절반 이하인 136억원으로 줄었고 '미래에셋신성장산업분할매수장기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 1' 역시 최초 설정액 864억원에서 수수료 부과 종료 1개월 후 551억원으로 3분의 1 이상 환매됐다.


다른 판매사에서 판매된 단위형 상품에서는 자금 변동이 크지 않았다. KB국민은행에서 판매한 'KB목표전환증권투자신탁 2, 3' 이나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한국투자포커스분할매수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 1' 경우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 종료 1달 후에도 환매가 거의 없었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ING코리아포커스분할매수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1'과 '한국투자삼성그룹분할매수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 1'에서는 10% 가량의 자금만 빠져나갔다.

SC제일은행은 "타 판매사와는 달리 단위형 펀드들의 목표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목표달성이 되지 않았더라도 적정 수익을 달성했다고 생각한 고객들이 환매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환매 당시 수익률이 펀드별로 차이가 심해 적정 수익률에 따른 환매라고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매가 급증한 SC제일은행의 단위형 펀드 중 목표전환형인 5개 펀드는 환매수수료 부과 종료 당시 3.11~9.18%의 수익을 나타내고 있었고 분할매수펀드는 각각 11.53%, 11.11%, 3.11%의 수익을 기록 중이었다. 자금 변동이 크지 않았던 타 판매사의 단위형 펀드 역시 9.81~0.89%의 다양한 수익률 분포를 보였다.

잦은 환매, 은행 수수료 벌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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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투자 후 단기간 환매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단위형펀드는 선취판매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환매하고 재투자하게 되면 1% 가량의 수수료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투자했던 SC제일은행의 한 고객은 "가입 3개월이 지나서 일정부분 수익이 났고 수수료 부과 기간이 끝났다며 다른 상품을 권하는 전화를 받았다"며 "수익만 생각하고 수수료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이에 대해 "은행 내 투자자문팀이 있어 고객 자산관리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올초 판매를 규제한 스폿랩 처럼 단기 과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스폿랩 규제 당시에 목표전환형펀드를 예외로 둔 것은 판매사들이 환매수수료 징구 기간 등을 이유로 단기 투자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어필했기 때문"이라며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 이후 환매가 급증한다면 스폿랩 문제와 다르지 않은 만큼 주의 깊게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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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단위형 상품은 거의 유형이 비슷하기 때문에 목표달성이 된 것이 아니라면 굳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이유가 없다"며 "이런 투자 행태는 결국 판매사의 이익만 채워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용어설명
스폿랩(spot-lap):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조기 청산해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상환하는 랩상품. 목표전환형펀드는 목표 달성시 채권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환매시 현금으로 상환되기 때문에 사실상 크게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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