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길라잡이]택시운전사 K씨, 전월세상한제에 대한 생각은?
<새내기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부산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K씨는 요즘 손님들을 보며 고공행진하는 전셋값을 실감한다. 지난주 K씨는 부산 인근 경상남도 양산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견본주택에 방문하는 손님을 태웠다. 몇 년 동안 공급부족에 시달린 부산에서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느니 부산지하철 2호선이 뚫려 있는 경남 양산으로 옮겨갈 것을 고려한다고 했다. K씨는 양산 아파트 전셋값도 3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며 상한선도 없다고 고개를 젓는 손님을 보니 마음이 심란했다.#
4월 임시국회에서 전월세 상한제 대한 여야간의 합의에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몰려 다시 전세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월세 상한제가 실시되면 집 없는 서민이 덜 고달파질까? 전셋값이 서민경제의 키워드로 떠오르자 전월세 상한제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도 뜨거워지고 있다. 당초 여당은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가격통제라는 지적을 했다. 하지만 최근 여당이 가격급등지역에 대한 ‘부분적 전월세 상한제’를 추진하면서 합의의 여지가 커졌다. 이에 따라 하반기 재개발·재건축의 동시다발적인 이주수요 발생으로 전세난이 다시 촉발될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전월세 상한제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월세 상한제를 추진하는 기본적인 취지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셋값에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졌다. 서울에서 전세를 못찾아 수도권으로 전셋집을 찾는다는 ‘脫서울’이라는 조어도 등장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지방에서도 전세난이 심했다. K씨가 영업을 하는 부산지역도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인근 경남 양산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생겨났다. 양산신도시 1차지구 아파트 전용 59㎡(옛 24평) 전셋값은 최근 1억3000만원에 달해 3년 전 6000만원대 안팎이었던 것에 비해 곱절로 올랐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도 전월세 가격에 상한선을 정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13일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는 국토해양부장관이 전월세 급등지역에 대해 관리지역과 신고지역으로 나눠 차임과 보증금의 최고가격을 고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전월세 상한선을 연 5~10%로 제한하고 이를 어길 경우 반환청구권과 임대인을 처벌하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지난 10일에는 전월세 가격규제를 국가가 아닌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하자는 논의도 나와 오는 15일 전체회의에 회부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가격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집값 상승에 기대가 낮은 상황에서 오히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만 늘린다는 지적이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2월 현재 임대차계약 방식에서 전세비율은 2년 전 보다 3.3%포인트 줄어 56.8%, 보증부월세는 같은 기간 40.8%로 3.4%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임대료가 폭등할 가능성이 높아 문제가 된다. 지난 2003년 상가임대료 인상규제의 경우에도 시행 직전에 임대료가 40~50% 폭등했다. 임대주택 공급량 자체가 감소하고 각종 편법이 횡행할 것도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전월세가격에 대한 등기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다 믿을만한 가격공시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서도 전셋값이 서로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상한제를 도입할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난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이주·철거가 진행되는 곳은 18곳이다. 특히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10여곳이 넘어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들의 고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