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잠금 풀고 기능 맘대로 쓰기' 유행...휴대폰 먹통되면 AS도 안돼 '자유의 대가' 만만찮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직장인 강민성(29)씨는 얼마 전 구입한 아이폰 때문에 울상이다. 제조사 애플이 허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만 쓸 수 있게 한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탈옥'을 시도하다가 휴대폰이 아예 망가졌기 때문이다. 강씨의 휴대폰은 아무 기능도 작동되지 않는 소위 '벽돌폰'이 됐다. 강씨는 아까운 휴대폰값만 날리게 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12일 주요 포털 등 스마트폰 사용자 모임 등에 따르면 애플이 허락하지 않는 기능들을 추가하기 위해 아이폰 사용자들이 연이어 탈옥에 나서며 각종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 4.3.1 버전을 출시한 지 약 일주일만인 지난 4일 탈옥툴이 공개되면서 탈옥 러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씨처럼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문제는 탈옥이 주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우선 해킹에 취약해져 금융 앱을 이용하기가 어렵다. 탈옥 중 또는 탈옥 이후 프로그램을 실행하다가 휴대폰이 아예 멎어버리는 일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애플이 사용자 약관에서 탈옥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후서비스(AS)도 받을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탈옥을 감행한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아무런 개조도 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순정'으로 되돌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탈옥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탈옥을 감행하는 가운데 탈옥의 불법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어떤 법적 판단도 내려지지 않았지만 탈옥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 저작권법을 관장하는 미국 의회도서관 저작권사무국에 따르면 탈옥 행위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 그러나 유료 앱을 무료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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