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함정에 빠진 서민 볼모로 소매경기 쾌청?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동일본 지진 여파와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2ㆍ4분기 소매경기가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물가지수가 기준년도인 2005년 이후 최고치에 달하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것이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가계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식료품과 의류 등 생필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득감소(정체)→물가상승→생필품 소비 총액 증가→소매경기 상승→저축률 하락'이라는 건전치 못한 사이클을 유발, 소매경기 확장세가 고물가의 함정에 서민들을 볼모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943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조사 결과, 2분기 전망치가 '125'로 집계돼 지난 2006년 2분기(13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태별 전망치는 대형마트(131), 백화점(129), 전자상거래(124), 홈쇼핑(122), 편의점(118), 슈퍼마켓(114) 순으로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홈쇼핑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부문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소비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이 수치가 경기호전에 따른 소비자들의 자발적 소비증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 전월대비 상승률은 0.8%로 작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올랐다. 특히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지수는 작년 7월 이후 11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매월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3월 가계수입전망은 전월 100에서 95로 오히려 떨어졌다.
소득감소 속에서 물가급등에 따른 생필품 소비 증가는 가계 저축률 감소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은 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개 회원국 평균인 6.2%의 절반에 그쳤고 전통적인 소비대국인 미국(5.7%)보다도 낮았다.
가계수입은 정체 또는 감소가 예상됨에도 생필품 가격이 올라 불가피한 소비 증가를 피할 수 없고 이는 소매업체들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게 되지만 국민 저축률을 떨어뜨리는 기형적 구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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