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끝없는 방사선 공포..1호기 노심용해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도쿄전력이 사고 원전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피복 인력이 추가 발생하고 1호기의 노심용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방사선 공포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240km 떨어진 도쿄에서 재배하는 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등 방사선 오염 지역도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일본 기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1호기 노심용해 가능성 있다"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원자로의 노심이 용해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방사선 대량 방출에 따른 최악의 방사선 오염사태가 우려된다.
마다라메 하루키 원자력안전보안원 위원장은 23일 저녁 사고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1호기의 노심이 녹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2·3호기에 비해 가장 위험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자로 내부 온도와 압력의 이상 상승이 계속돼 위험한 상황에 있다"면서 "압력용기의 증기를 방출하는 밸브를 열어 원자로 폭발을 막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호기 압력용기의 외부 온도는 지난 23일 오전 6시께 약 400도까지 올랐으나 원자로 노심에 바닷물을 주입하면서 24일 오전 5시께 243도로 내려갔다.
원자력안전위원 출신인 스미다 겐지 오사카대 명예교수는 “1호기 노심의 일부가 녹았고, 내부가 고온상태"라면서 "온도가 급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3호기에서 냉각펌프 복구 작업을 하던 작업 인부 3명이 방사선에 노출되면서 제한치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된 인력은 17명으로 늘어났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인부 3명이 24일 낮 12시10분께 3호기 지하 터빈실에서 케이블선 작업을 하다가 173~18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 중 2명은 병원에 이송됐으며 추후 일본 국립 방사선 과학연구소로 보내져 검사를 받는다.
이는 일본 당국이 정한 후쿠시마 원전 비상근무 인력의 방사선 노출 제한치 250밀리시버트를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해 당국이 상향 조정한 것으로, 다른 원전 근무 직원의 방사선 노출량은 연간 50밀리시버트, 5년내 100밀리시버트로 제한하고 있다.
◆방사선 오염 갈수록 심각= 원전에서 30km 떨어진 해역에서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고, 도쿄에서 재배한 채소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등 방사선에 오염된 지역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해안 30km 지점에서 채취한 해수 샘플에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 131과 세슘 137이 함유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날 IAEA는 “요오드 농축도는 일본의 법적 기준치 혹은 그 이상이었고 세슘은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사고 원전에서 240km 떨어진 도쿄에서 재배하는 채소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처음으로 검출되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도쿄도 당국은 “도쿄의 한 연구시설에서 재배하던 고마쓰나(소송채)에서 기준치의 1.8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방수구 근처 해수에서는 방사성 물질 지르코늄이 미량 검출됐다. 지르코늄은 핵연료의 피복관에 쓰이는 물질로 사용후 핵연료의 피복관 일부가 고온으로 녹아서 해수에 유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킨치대원자력연구소의 스기야마 히로시 연구원은 “피복관이 연료의 열에 녹아 있는 증거가 최초로 발견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방사선 공포에 日 기피 =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선 공포로 외국인들의 일본 기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일본 출입국관리국에 따르면 지난 11일~22일 동안 나리타 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수는 6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0% 급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일본을 떠난 외국인은 2만명 가량 증가한 약 19만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을 떠난 외국인 수는 원전 사고로 일본 정부가 주민 대피지역을 20km로 확대한 다음날인 13일에 4만명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사망자수도 계속 늘고 있다. 일본 대지진 공식 사망자와 실종자수는 2만7000명을 넘어섰다. 일본 경찰청은 24일 기준 총 사망자 9811명, 실종자 1만7541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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