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 고민...막장치닫는 동반성장드라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최대열 기자]이명박 제작, 최중경 감독, 정운찬 주연의 동반성장 드라마가 이익공유제 편을 둘러싸고 출연진과 제작진 간의 불협화음에 주연의 자진사퇴 등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전 정부의 상생(相生)이 무조건 베푼다는 시혜적 의미라고 동반성장으로 갈아입은지 1년도 안 돼, 이익공유제가 첫 제기된지 한달만에 조기종영 처지에 놓였다.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이르면 21일 위원장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21일 오전 여의도 위원회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보다는 동반성장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장벽이 많다. 내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할 것이다"고 말해 입장을 바꿀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던 이전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지만 위원장직 사퇴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위원장의 사퇴의사 표명 소식을 들은 동반성장위원회는 당황스런 모습이 역력했다. 위원회 한 관계자는 "(사퇴와 관련해) 따로 정해진 게 하나도 없다"며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사퇴와 관련 위원회 실무진들과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비롯한 각종 논의를 전부 중단한 상태다. 당장 오는 28일 열릴 계획이던 제4차 회의 개최여부도 불투명한 상황.
만약 정 위원장이 사퇴를 공식화하면 작년 12월13일 전직 총리를 영입하면서 화려하게 시작한 동반성장위원회는 3개월 만에 위원장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는다. 또 사퇴여부를 떠나서라도 이명박 정부 후반기 역점과제인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기조도 동력을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동반성장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익공유제를 처음 주창했고 이후 정치권과 정부부처, 산업계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정 위원장은 특히 이익공유제를 비판해온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와 언론을 통한 급진좌파, 색깔론까지 나오는 대리설전을 벌였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제학교과서에서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비판하자 이 역시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에는 이익공유제가 비현실적이며 맞지 않다고 거듭 비판한 최중경 지경부 장관에게는 연이어 고강도의 비판을 했다. 여기에 4.27 분당을 재보선을 둘러싸고 임태희 대통령실장까지 거론하면서 최중경, 임태희 사퇴라는 극단적 주장까지 했다. 정 위원장은 그간 이익공유제에 대해 정치권과 정부, 재계가 오해하고 있다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또 동반성장위가 설립됐지만 예산,운용,조직,인력 등 어느 하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도 제기해왔다. 당정과 산업계에서는 정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더라도 동반성장의 취지가 훼손되고 정책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도 동반성장위의 역할강화를 위해 최근 지경부와 중소기업청이 각각 소관예산에서 7억원씩 14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며 정 위원장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맡은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이사장의 후임으로 내정하기도 했다. 대중기재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매조건부 사업과 상생활동 확산과 기술임치(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치방지)제도 등을 담당했으며 2004년 출범 당시부터 대기업에서 3년 임기의 이사장을 맡아왔다. 전임 회장은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이 정부 핵심정책인만큼 위원장에는 당정, 업계간 의견 조율과 정책 추진에서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 비중있는 자리여서 실제 사퇴시 후임자 물색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돼 동반성장과 위원회가 제자리로 돌아와야한다"고 했다.
한편 정 위원장으로부터 책임론 당사자로 지적받은 최중경 장관은 "(정 위원장의 사퇴설과 관련) 진의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경부 관계자가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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