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봄이 오면 전통적으로 주택 거래가 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봄이나 돼야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면서 주택 시장에 대한 한가닥 희망이 눈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고 14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보도했다.
온라인 모기지 대출업체 퀵큰론의 밥 월터스 부회장은 “고용시장 회복세가 주택 매매를 늘릴 정도로 충분치 않다”면서 “주택 압류는 증가할 것이며 주택 가격이 대출금보다 낮은 ‘깡통주택’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시장 조사업체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압류된 주택 수는 290만채로 역대최고를 기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센터 포 리스폰시블 렌딩은 올해 주택 압류가 매주 5만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한해 약 240만채의 주택이 압류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대출금 납입이 연체된 주택이 220만채인 것을 감안하면 압류주택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소비 양상 역시 문제다. 소비자들은 소득이 늘고 있지만, 고가의 상품을 되도록 소비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주택 수요가 늘지 않고 있는 이유다.
또한 소비자들은 주택을 소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소비자들이 집을 빌린 후 다른 측면에서 삶의 질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강화된 대출 규정과 높아진 계약금 역시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동산 포털 질로우닷컴은 지난해 12월 미국 내 9개 주요도시의 주택 매매 계약금 중간값이 2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택시장은 금융개혁법(도드 프랭크법)의 세부 조항이 확정되는 6월에 새로운 복병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개혁법이 티저금리(teaser rate)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티저금리란 모기지 차입자에게 상환기간 첫 2~3년 동안 적용되는 낮은 금리를 말한다. 티저의 뜻이 ‘살 마음이 내키도록 눈길을 끌게 하는 광고’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티저금리가 없어지면 모기지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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