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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코오롱 등 주문형 교육 ‘입도선매’… 재학중 인턴십, 학비 혜택까지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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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전원이 대기업에 입사한다?” 청년 실업이 ‘민생대란’이 된 요즘, 이만큼 달콤한 문구가 있을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니,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로만 들린다. 자격증, 인턴십, 해외연수 등 필수 취업 스펙 중 어느 것도 취업을 100% 담보해주지 않는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는 ‘꿈’이 아니다.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그들의 니즈에 맞는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춘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대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특성화 학과’를 개설하고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해 맞춤형 인재를 ‘주문 양성’하는 까닭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다. 될성부른 ‘나무’를 떡잎부터 우수인력으로 키워 실전에 전진 배치하겠다는 것이 요즘 기업의 ‘新 인재양성 전략’이다.
이제 취직할 기업을 정하고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진로는 물론, 학비에 해외연수까지 지원해주는 학과도 늘고 있다. 취업을 ‘제대로’ 보장해 주는 기업-대학 간 산학협력의 ‘정수(精髓)’만을 뽑아봤다. <편집자 주>


‘ 휴대폰학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미래에너지학과’ ‘소프트웨어학과’….
이름만 들어도 졸업 후 업무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이들 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계약을 맺고 학과를 설립하는 일명 ‘계약학과’다. 계약학과는 ‘산학협력의 결실’이라고까지 회자된다. 기업이 학생 선발부터 교육 과정 개설, 학과 운용까지 직접 관여해 처음부터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는 최적의 맞춤 인력을 양성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학이 기술의 빠른 변화를 교육 과정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워 각 분야의 인력을 채용해도 사내 재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계약학과는 이러한 점에서 대학교육과 기업 수요 간의 간극을 극복함으로써 보다 전문화, 고급화된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인재 양성의 산실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에는 IT,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 첨단 산업과 관련된 학과들이 대부분이다. 계약학과로는 삼성전자와 연계한 성균관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전공(학사 과정)과 휴대폰학과(석·박사 과정)가 대표적이다.

실제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전공에서 지난해 2월 첫 배출된 졸업생 12명 가운데 취업을 희망하는 5명 전원이 삼성전자 DS부문(옛 반도체총괄)에 입사했다. 나머지 7명 중 3명은석사 과정으로, 4명은 타 전공 석사 과정으로 진학했다. 이들도 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다.

휴대폰학과 석사 과정에서도 2009년 1기 졸업생 29명과 2010년 2기 졸업생 29명이 배출돼 박사 과정으로 진학한 7명을 제외하고 모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졸업생 100%가 취업이 보장된단 얘기다. 이외에도 이 두 학과 전공 학생들에겐 등록금 전액 지원 및 생활비 보조, 산학협력 프로젝트 참여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삼성, 성대에 실무형 IT학과 삼총사

삼성전자는 올해 성균관대에 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재능 있는 창의적인 학생을 선발해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입학생 30명 전원에게 4년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 우선 배정, 일대일 교수 멘토링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성균관대와 삼성그룹은 석사 과정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학과와 ‘두바이학과’로 불리는 초고층·장대교량학과(석사 과정) 등을 운영 중이다. 올해와 내년 각각 석사 졸업생을 배출할 예정인 이들 학과도 졸업 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건설부문 입사를 보장한다.

지난 2008년엔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휴대폰 연구 개발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모바일 솔루션 학과’가 신설됐다. 2009학년도 1학기부터 운영에 들어간 이 학과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맞춤형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무선통신,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RF 등 차세대 모바일기기(휴대폰 등)과 관련된 연구가 주다. 입학생들은 삼성전자의 연구과제를 참여교수의 지도하에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며, 졸업과 동시에 최첨단 모바일기기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받게 된다.

한양대도 하이닉스반도체와 연계해 나노반도체공학전공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07년부터 매년 20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을 뽑아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보조해준다. 하이닉스반도체는 해당 전공 지도교수에게 의뢰한 연구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산학강의는 반도체 산업의 최근 트렌드나 실제 사용되는 공정 및 차세대 제품에 대한 생생한 내용을 접할 수 있으며, 매주 각기 다른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강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올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4사 및 LS산전, 한국로버트보쉬 등 핵심 부품기업 등 10여 곳과 손잡고 개설된 한양대의 ‘미래자동차학과’는 차세대 명품학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학과의 교과 과정은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융합형 글로벌 엔지니어’ 양성에 포커싱 되어 있다. 또 전기·전자·정보기술(IT) 등 학제 간 융·복합 과정도 제공된다.

혜택도 ‘명품’이다. 신입생 40명 전원에게 장학금이 지원된다. 졸업생 전원에겐 희망자에 한해 산학협력기업 취업 보장, 기업 인턴십, 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 지원 혜택 등도 가능하다.

학과 측은 “미래자동차학과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취업 보장을 얘기한다면 100%가 아니고 200%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전원 취업 보장’이란 말 자체가 사실상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내년 한양대엔 삼성전자와의 협력 하에 소프트웨어 인력 저변 확대와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소프트웨어학과’가 신설된다. 입학생 전원에 대한 2년간 장학금 지급, 방학 중 합숙 어학 교육 및 해외 연수 등 다방면 지원은 기본. 2학년 2학기 삼성전자 채용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한 학생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인턴을 거쳐 취업이 보장되며, 3, 4학년 장학금도 삼성전자 측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건국대 대학원에는 이러한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의 연구 개발을 위한 기업 맞춤형 고급 인재를 육성하는 학과가 있다. 바로 ‘미래에너지학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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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물류 특성화 학과도 각광

건국대의 미래에너지학과는 코오롱(고분자 소재 기업), 동진쎄미켐(반도체 등 전자 소재 기업), 코오롱글로텍(기능성 소재 개발 기업) 등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 3월 개설됐다. 이 학과 역시 고용 보장형 입학생의 경우 등록금 전액이 지원되고 졸업 후 이들 기업의 입사가 보장된다.

기업체와 연계한 학과의 특성화 분야는 이외에도 다양하다. 취업 보장은 물론, 실용성과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까지 겸비해 유망학과로 더욱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인하대는 아태물류학부는 글로벌 전문 인력(국제물류 부문) 배출을 목표로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4년 동안 입학금과 학비를 전액 면제해주고, 졸업 후 한진그룹 취업도 적극 지원한다. 졸업생이 인하대 물류대학원에 진학할 경우엔 전액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

레저관련 학과도 있다. 경동대는 대명레저산업과 협약을 맺고 대명레저IT학과를 설치했다. 입학 후 학생들은 설악대명리조트, 쏠비치 등 대명레저산업 산하 사업장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실무 감각을 익히게 된다. 또 4년간의 교과과정을 이수하면 졸업과 동시에 전원 대명레저산업에 일반직 직원으로 특별 채용된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만드는 ‘윈-윈’ 모델인 계약학과는 지속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 졸업 시 채용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의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3개교 4개학과에서 2010년 1학기 현재 기준 9개 대학 17개 학과로 크게 늘었다.


우선채용 내건 석사과정도 있다
고려대·아주대 등 주문형·고용계약형 개설… 학비 전액 및 생활비도 지원


계약학과 뿐이 아니다. 대학원 석사 과정엔 다양한 채용을 조건으로 내건 기업맞춤형 인재 양성 과정이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고려대와 함께 국내 최초로 ‘주문형 석사제’를 도입해 실시 중이다. ‘주문형 석사제’란 학교 측이 추천한 대학원 진학 지망자 중 LG전자가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여 이들에게 학비 전액 및 생활비를 지원하고 석사학위 취득 후 LG전자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고려대 공과대학에 R&D 센터를 만들어 연구 활동과 인력 양성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LG이노텍도 전남대에 전공트랙 과정을 운영하면서 2009년 이후 매해 LG이노텍에 취업토록 지원하고 있다.

아주대 대학원 지식정보보안학과는 고급 석사인력 300명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고용계약형 석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일반대학원 내 신설됐으며 현재 56명이 재학 중이다. 올해에는 금융보안 전공 14명, 홈 네트워크보안 전공 13명, 모바일보안 전공 20명 등 47명의 신입생이 선발됐다. 재학생은 방학 때 협력 기업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해 인턴십을 할 수 있으며 석사학위를 취득하면 바로 협력 기업에 취업이 보장된다.

지난해 ‘금융 보안’과 ‘홈 네트워크 보안’ 전공이 개설돼 2010년 합격생은 입학금을 포함한 등록금의 90%를 국비로 지원받았다. 또 매월 30만원씩 학업 장려금도 도움 받는다.

이곳 경쟁률도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아주대학교 측은 “지난해 말 실시된 2011년도 1학기 정시모집에서 대학원 평균 경쟁률(1.2:1)의 2배가량인 2.3: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용어 Tip
계약학과 :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산업체 등과의 계약에 의해 설립된 특정 분야의 정규 학과를 일컫는다. 2003년 산학협력 촉진을 위해 개정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8조를 근거로 2004년부터 계약학과 설치가 이뤄졌다. 형태는 채용을 조건으로 특별한 교육 과정의 운영을 요구하는 ‘고용보장형’과 특정 기업체 직원의 재교육이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재교육형’이 있다. 학부 또는 대학원 모두에 신설할 수 있다.
고용계약형 석사과정 : 학교와 기업이 산학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교과 과정을 기획, 진행하는 석사 과정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식정보보안 산업의 고급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지식정보분야 고용계약형 석사과정이 대표적이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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