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유가 급등으로 순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 항공업계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유가 상승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참고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항공유와 큰 차이가 나면서 유가 헤지를 적절히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올해 들어 WTI 가격이 11.6% 상승한 한편 항공유는 28% 뛰었다며 이는 미 항공업계가 유가 급등에 따른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항공유는 원유에서 옥탄가를 높여 추출한 등유 계통의 연료다.

이에 따라 일부 항공사는 WTI를 유가 결정 기준에서 제외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WTI 대신 북해산 브렌트유가 활용될 수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들어 24% 상승하면서 항공유와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는 최근 역대 최고치인 16달러까지 벌어졌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102.23달러, 런던 국제거래소(ICE)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15.97달러에 거래됐다.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미국의 다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역시 저가 항공사인 버진 어메리카도 "WTI와 항공유 가격의 격차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면서 "WTI를 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해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WTI는 세계 원유 선물 계약의 대표적인 기준 유종으로 가격은 국제 원유의 '시가'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미국의 핵심 원유 저장시설이 자리잡은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의 재고가 급증하면서 WTI는 브렌트유 등 다른 국제 원유 가격 기준에 비해 저평가됐다. 이에 따라 WTI의 국제적인 위상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년 전 WTI를 가격 책정 기준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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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0개 이상의 항공사를 대표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세계 항공업계 순익이 86억 달러(약 9조6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 91억 달러에서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해 순익 160억 달러보다 46% 감소한 수치다.


IATA는 올해 항공업계의 연료 비용이 당초 전망치보다 100억 달러 증가한 16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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