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거래소 이사장, "거래소 IPO는 피할 수 없는 선택"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거래소의 기업공개(IPO)와 지분제휴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25일 김 이사장은 출입기자단과 공동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3~4년 내에 세계 자본시장 경쟁구도의 큰 틀이 갖춰질 전망"이라며 "거래소의 지분제휴와 IPO 논의는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해외 주요 경쟁거래소는 이미 대부분 IPO를 완료한 상태이고 거래소간 인수합병(M&A)과 지분제휴를 통해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거래소는 IPO도 되지 않았고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해외 거래소와의 지분 인도도 어렵다는 견해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으로 있던 골드만삭스 고문이 지분 매각 계획이 있냐고 물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며 "반면 상장이 안돼있어 팔 방법도 주식도 없다"고 털아놓았다.
IPO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M&A를 하거나 타 국가 거래소와 업무제휴 지분 교환·교차·연계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업가치 받기 위해서는 수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적시성과 신속성이 떨어져 계획을 추진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논리다.
김 이사장은 세계 증권거래소가 재편과정에 놓여있고 이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도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래소간 협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형화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IPO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3~4년 내에 세계 자본시장은 4~5개의 주요 글로벌거래소로 재편될 전망인데 이러한 추세에 따르지 못하면 단순한 아시아 중소거래소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합병을 진행중인 세계 최대 독일-뉴욕거래소에 비해 한국거래소의 상장기업 시가총액은 1/16 수준이다.
김 이사장은 "덩치를 키워야 한다. 각국에서 거래소 합병으로 그룹별로 덩치 키우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우리는 그들의 20분의 1밖에 안된다. 절반이나 3분의 1 정도까지는 따라가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유치원생과 대학원생과 농구하라는 것과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급변하는 세계 자본시장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주요 거래소와의 교차거래 및 연계거래 추진, 선진 거래소와의 전략적인 지분제휴, 신흥시장 지원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100대기업의 상장유치를 위해서는 '2차상장 제도개선 TF'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한국과의 관련성이 있는 대상기업의 발굴과 외부기관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와 사업 관계가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대상을 선정하고 금융업계 외에도 정부기관, 주한 외국기관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도이치증권과 관련된 거래소의 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시장질서유지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엄중히 처리했다"고 전했다. 징계 수위를 좀 더 높아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쪽에서 영업정지를 했기 때문에 또다시 영업정지를 내리는 것은 의미가 없어 제재금 10억원 부과로 결정했다. 필요하다면 징계수위를 더 가중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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