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핫데뷔일기]이선정② 한줌 재로 타버린 사춘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핫데뷔일기]이선정② 한줌 재로 타버린 사춘기
AD
원본보기 아이콘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엉뚱함과 기발함. 이선정은 국민학교 최고의 명물이었다. 지금도 동창들로부터 '꼴통'으로 불린다.

쾌활했던 소년이 변해간 건 중학교 입학 뒤부터다. 바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모든 과목 선생님들은 달랐다. 낯선 친구들과의 만남도 어색했다. 사춘기였다.
부모의 갑작스런 종교 심취로 방황은 더 심해졌다. '휴거설'이 돌던 당시 맹신론자를 자청했다. 학교를 다녀오면 산에 올라 밤새 기도를 드렸다. 가세는 기울었고, 대화는 단절됐다.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13살 소년에게 현실은 가혹했다. 고독함에 성격은 자연스레 바뀌었다. 부정적이고 사색적으로 변했다. 까칠한 방항아 같았다.

[핫데뷔일기]이선정② 한줌 재로 타버린 사춘기 원본보기 아이콘

중학교 2학년 때 만난 음악은 유일한 탈출 통로였다. 당시 유행하던 비틀즈, 레드 제플린, 딥퍼플의 음악에 심취했다. 매일 통기타를 연습하기도 했다.
음악인이 되고 싶어 음악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탈출구였다. 음악을 듣고 기타를 연주하는 순간만큼은 묘한 해방감과 위로가 찾아왔다. 어느덧 용돈은 고스란히 음반 구매로 연결됐다.

부모님은 아들이 음악에 빠지는 걸 싫어하셨다. 기타 소리만 내도 혼을 냈다. 이 때문에 연주는 늘 지하실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음악과 생활은 1년을 채 버티지 못했다. 아버지가 마당에 음반을 수북이 쌓아놓은 뒤 모두 태워버렸다.

아끼던 음악의 '화형식'에 그는 짓밟힌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여전히 부모님은 종교에만 몰두하신 채 아들의 외로움은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소년의 마음을 달래주던 음악을 방황의 이유라 여겼다. 상실감은 결국 가출로 이어졌다. 고난의 시작이었다.

(3편은 26일 오전에 이어집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허그'만 하는 행사인데 '목 껴안고 입맞춤'…결국 성추행으로 고발 음료수 캔 따니 벌건 '삼겹살'이 나왔다…출시되자 난리 난 제품 수천명 중국팬들 "우우우∼"…손흥민, '3대0' 손가락 반격

    #국내이슈

  • "단순 음악 아이콘 아니다" 유럽도 스위프트노믹스…가는 곳마다 숙박료 2배 '들썩' 이곳이 지옥이다…초대형 감옥에 수감된 문신남 2000명 8살 아들에 돈벌이 버스킹시킨 아버지…비난 대신 칭찬 받은 이유

    #해외이슈

  • [포토] '아시아경제 창간 36주년을 맞아 AI에게 질문하다' [포토] 의사 집단 휴진 계획 철회 촉구하는 병원노조 [포토] 영등포경찰서 출석한 최재영 목사

    #포토PICK

  • 탄소 배출 없는 현대 수소트럭, 1000만㎞ 달렸다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혼한 배우자 연금 나눠주세요", 분할연금제도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