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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현빈, 말이 너무 없어 걱정했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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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현빈, 말이 너무 없어 걱정했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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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탕웨이는 공리 이후 중국이 배출한 최고의 여배우 중 한 명이다. 국내 흥행에 크게 성공했던 영화 '색, 계'와 17일 개봉한 '만추' 두 편만으로 확실히 증명된다.

1966년 이만희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만추'는 미국에서 중국 여자와 한국 남자가 72시간 동안 나누는 짧고 강렬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수감된 지 7년 만에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탕웨이 분)와 사랑을 파는 것이 직업인 남자 훈(현빈 분)이 시애틀행 버스에서 처음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탕웨이는 폭력적인 남편을 뜻하지 않게 살해한 뒤 사형수로 복역하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맞춰 특별 휴가를 나온 애나 역을 맡았다. 실패한 사랑과 실패한 결혼 그리고 7년의 복역 끝에 애나는 훈을 만나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만추'에서 탕웨이의 뛰어난 연기력은 찬란히 빛을 발한다. 탕웨이는 '만추'를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는 내내 가슴이 뛰었어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조차도 기다려졌어요. 애나라는 인물은 어떤 여자일지 궁금했고 빨리 만나고 싶었어요.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찾아가면서 재미를 느꼈죠. '만추'를 만난 게 제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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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는 김태용 감독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을 "덩치는 큰데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감독과 '만추'라는 작품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그는 회고했다. 탕웨이는 이 같은 과정을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애나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감독님과 많이 싸웠어요. 다툼의 과정이 제겐 짜릿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착한 배우는 아닌 것 같아요. 같이 한 감독과 늘 싸웠으니까요. 제가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다 표현하는 성격인데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의견을 나누면서 많이 싸우죠. 그렇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더 이상 싸우지 않아요. 감독에게 모든 걸 맡기죠."

탕웨이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애나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감정을 더 표현해야 할 것 같았는데 김태용 감독은 최대한 감정을 비우라고 주문했다. 결국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의 주장대로 애나를 만들어갔다.

"저는 김태용 감독의 고집을 사랑합니다. 겉으로 보면 수줍고 말을 잘 못할 것 같은 분인데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고집이 좋았어요. 배우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끄집어내주는 분이죠."

김태용 감독과 달리 상대 배우 현빈은 '다툼'이 아닌 '관찰'의 대상이었다. 그는 중화권 배우가 아닌 외국 배우와 연기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관찰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연기를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언어가 달라서 대화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짧은 순간이라도 눈을 보며 대화하려고 했어요. 언어는 속여도 눈빛은 못 속이잖아요. 현빈이 너무 말을 안 해서 가끔은 일부러 말을 시키기도 했죠. 처음엔 걱정이었어요.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배우와 어떻게 연기하나 싶었죠. 촬영 들어가면서 쓸데없는 걱정이란 걸 알게 됐어요. 촬영에 들어가니 마음을 확 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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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는 현빈의 출연작인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팬임을 자처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현빈 팬들이 올린 동영상으로 전회를 다 봤다며 "한국에 왔으니 현빈 사인을 많이 받아가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크릿가든' 주제가 '그남자'를 듣고 "너무 잘 불러서 처음에는 립싱크인 줄 알았다"며 현빈의 노래 실력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탕웨이는 연기를 하고 캐릭터를 만난다는 것이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복제할 수 있는 삶이 없듯 같은 삶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내가 연기할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내 고민을 넣을 순 없다"며 연기와 실제 삶의 차이를 분명히 했다.

탕웨이는 이전에도 여러 번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한국에 오면 자주 가는 곳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막걸리를 마시러 간다"고 답했다. 2005년 광주연극제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왔을 때 마신 동동주에 반한 뒤 막걸리를 좋아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탕웨이는 유쾌하면서도 명석한 배우다. 영화나 연기 외에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갖고 있었다. '색, 계'와 '만추'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여인을 연기한 그에게 특별히 고통받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묻자 "희로애락은 하늘이 준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중국 최고의 배우다운 대답이었다.

"살면서 역경이나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특별히 그러한 캐릭터의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갖고 있는 상황이죠. 일상생활에서는 고통이나 역경을 정확히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겠는데 영화는 진실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 것 같아요. 누구에게도 힘든 상황 속에 햇빛은 주어지잖아요. 희로애락은 하늘이 준 것이니 받아들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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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스포츠투데이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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