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이 오는 18일~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전선(戰線)을 명확히 했다. 환율과 무역 불균형 문제의 책임이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이 이날 전화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은 미국과 함께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공동으로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면서 “브라질은 위안화의 평가절하만큼 달러 약세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테가 장관의 발언은 브라질과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위해 한 배를 탈 것이라는 기존 관측을 뒤엎는 것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하면서, 브라질은 미국의 약달러 정책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대신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해 헤알화(브라질 통화)가 위안화 대비 34% 급등하면서, 브라질 자국 제품이 중국산 저가품에 밀려 해외시장은 물론 자국 시장에서도 설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다음달 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을 앞두고 지난 7일 상파울루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양국의 공조 분위기는 좋았다. 가이트너 장관은 당시 “브라질은 자본 유입 급증에 직면했다”면서 “이는 환율을 통제하면서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다른 신흥국들 때문”이라며 간접적으로 중국을 공격했다. 브라질 정부 고위 관계자도 “브라질 정부는 세계 불균형과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이 문제와 관련한 공동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약달러에 따른 브라질의 피해 역시 막심하다. 제로(0)금리 등 미국의 통화완화정책으로 생성된 막대한 양의 달러가 브라질로 유입되면서 달러대비 헤알화 가치는 지난 2년간 30%이상 치솟았다. 브라질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달러 순유입액은 155억달러로, 2007년6월 이후 월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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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 브라질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브라질 1월 물가 상승률은 0.83%로, 2005년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브라질 당국은 금리 인상에 선뜻 나설 수도 없다.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가 더욱 밀려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만테가 장관은 지난 10일 고육지책으로 올해 예산 중 500억헤알(약 300억달러)을 삭감한다고 밝혔다.


만테가 장관은 “미국이 자국 자본시장으로 더 많은 자본 유입이 이뤄질 수 있는 올바른 정책을 채택하기를 바란다”며 간접적으로 미국의 통화완화 정책을 비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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