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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베버 총리 사임에 차기 ECB총재 인선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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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의 가장 유력한 차기 수장으로 거론됐던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조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ECB 총재 인선 구도가 복잡해졌다. 유럽 재정적자 위기 해법을 놓고 각국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향후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11일 베버 총재가 오는 4월 30일 분데스방크 총재직을 사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베버 총재는 차기 ECB 총재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클로드-트리셰 현 ECB총재의 임기는 올해 10월로 예정돼 있다.
사임을 결심한 이유는 유럽 재정위기 문제 해결 과정이 난항을 거듭함에 따른 피로감의 누적과 타 유럽국가들의 반발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베버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강하게 주장해 온 대표적 ‘매파’로 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 프로그램과 유로본드(유로존 공동 채권) 도입에도 시종 반대 의사를 밝혀 트리셰 총재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독일 일간 슈피겔은 이러한 그의 ‘뚜렷한 입장’이 일부 유로존 국채 매입을 강하게 지지해 온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가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으로서 리더십을 행사하려 했으나 베버 총리의 중도 사임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됐다면서 그를 차기 ECB총재로 내세워 영향력 확대를 꾀했던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5일 EU정상회담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유로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았으나 다른 유럽국가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렀다. 독일은 유럽 재정위기국들에 대한 구제금융을 주도해 왔으며 이를 근거로 재정위기국들의 긴축을 압박해 왔다.


이에 대한 독일 국내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왜 재정위기국들의 지원을 위해 독일 국민들이 부담을 져야 하느냐는 이유다. 때문에 베버 총리를 ECB 차기 총리로 미는 것은 메르켈 총리에 있어 유로존 내 독일의 리더십을 재확인함으로서 독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카드였다.

베버 총재의 사임으로 차기 ECB총재 후임 구도가 불투명해지면서 각국간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방향을 두고 주요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가운데 ECB 총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득과 손실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독일 언론은 사실상 유일한 카드인 베버 총재가 빠짐으로서 내놓을 후보가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과 한편에 섰던 프랑스는 차기 ECB 총재를 독일이 가져가는 것에 대해 동의해 왔으나 앞으로도 같은 입장을 보일 지는 미지수다.

각국 외신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을 그 다음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FSB에서 유럽 금융권 개혁을 이끄는 등 국제적으로 경험을 인정받고 있으나 모국인 이탈리아가 부채위기의 당사국이라는 점에서 일부 국가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성추문 등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이라 정부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에르키 리카넨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 이브 메르시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CB 총재는 유로존 17개국의 승인을 거쳐 선출되며 임기는 8년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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