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민기업 이끄는 라탄 타타 회장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2006년 10월 5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가진 타타스틸이 몸집이 4배에 달하는 영국ㆍ네덜란드 합병 철강사 코러스(Corus)를 인수하면서 타타그룹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기세를 몰아 지난 2008년 6월 영국의 자존심인 고급자동차업체 재규어ㆍ랜드로버를 사들였고, 올 1월에는 세계 최저가인 250만원대 승용차 '나노(Nano)'를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타타그룹의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 뒤에는 라탄 타타(Ratan Tata) 회장이 있다. 라탄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타타그룹을 전성기로 이끌며 글로벌화에 앞장섰다.
◆공격 경영으로 전성기 이끌다 = 지난 1991년, 54세의 나이로 140년 전통의 인도 국민기업 타타그룹의 4대 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경영과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적절한 시기에 타타그룹의 변화를 주도했다.
1947년 독립 이후 인도 정부의 사회주의식 경제체제로 인해 외국 기업들은 인도에 단독으로 진출할 수 없었고, 그 때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이 당시 가장 믿을 만한 기업으로 평가받던 타타그룹이었다. 외국 기업과의 합작으로 타타그룹은 수많은 분야로 손쉽게 발을 넓힐 수 있었고 자회사는 300여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1991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인도 정부는 결국 개방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타타그룹의 수장이 된 라탄 회장은 타타스틸과 타타모터스 등 현재 타타그룹의 주축 사업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과감한 경영으로 타타그룹을 위기 속에서 구해냈다.
라탄 회장은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해외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 2000년 타타 티의 3배 규모인 영국 테트리(Tetley) 인수로 세계 2위 차(茶)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2004년에는 한국 대우상용차를 사들이는 등 2000년부터 10년간 그가 사들인 해외 기업은 20여개에 달한다. 현재 타타그룹의 매출액은 700억달러에 달하는데, 전체 수입의 70%를 해외에서 얻는다.
라탄 회장의 결단력과 통찰력으로 공격적인 M&A에 나선 덕분에 타타그룹은 중요한 시기에 한발 더 나아가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나누는 기업, 검소한 수장 = 타타그룹은 인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대단하다. 철강ㆍ자동차ㆍ금융ㆍ유통ㆍ호텔ㆍ정보기술(IT) 등 7개 분야에 1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있으며 시가총액 기준 인도 최대 기업이다.
하지만 타타그룹이 인도에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타그룹의 지주회사인 타타선즈(Tata Sons) 지분의 3분의 2는 타타 가족들이 설립한 자선재단들이 소유하고, 사회복지 및 환경, 교육 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일가족이 오토바이 한대에 매달려 이동하는 모습을 본 라탄 회장이 인도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저렴한 자동차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희망이 올 초 출시한 최저가 자동차 나노를 개발하게 된 계기였다는 대목은 타타그룹이 '국민기업'이라 불리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라탄 회장은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출근용 자동차는 타타모터스가 생산하는 '인디고'이며, 주말에는 자신이 설계한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애완견과 해변을 산책하는 등 취미도 화려하지 않다. 사업차 해외를 방문할 때도 여러 중역을 대동하지 않는 간소함을 추구한다.
대기업의 수장임에도 그는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부호 명단에 들지 않는다. 대신 그의 이름은 '가장 존경받는 리더' 명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75세가 되는 2012년 12월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라탄 회장은 후계자를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견줄만한 새로운 수장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며, 퇴임 후에도 그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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