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제역 해마다 되풀이 미숙한 관리도 되풀이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가축전염병 구제역이 발생 20일이 지났지만 수그러들기는 커녕 수도권으로까지 번지며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형국이다.
구제역은 발생 후 보름여 동안 경북 북부권 7개 시·군의 축산 농가를 초토화 시킨 뒤 지난주에는 멀리 떨어진 경기도 양주·연천·파주에까지 옮겨 붙었다. 급기야 지난 주말에 경기도 일산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이제는 가평에서까지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점차 바이러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구제역 발생 초기 2만3000여마리였던 살(殺)처분 대상 가축은 이날까지 21만7000여마리로 9배 이상 늘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축산 농가들은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다. 국민들 또한 마음 놓고 육류를 먹을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아직까지 바이러스 전파 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망 구축에 혼선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구제역의 전국 확산이 시간문제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제역 발생때 마다 지적돼 온 당국의 초기대응 미숙과 허술한 방역망 관리가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6일 안동의 피해 농장주로부터 폐사 가축 신고를 받고 이틀이 지나서야 시료채취를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제역이 첫 발생한 지난달 29일 낮 12시까지 인근 돼지 2만여마리를 모두 살처분해 매몰하겠다고 정부는 설명했지만 정작 작업은 구제역 확진 3일 후에야 끝냈다.
그 사이 해당 농가를 방문했던 사람이나 차량은 아무런 제재가 없었고 구제역 바이러스 또한 이러한 매개체를 통해 이미 퍼져나갈 만큼 나갔다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또한 올해 두번이나 구제역을 겪었던 경기도는 경북에서 구제역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도 이동통제초소조차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경기지역 주요 간선도로, 주요 지방도로에 초소를 충분히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양주·연천에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확진이 발표되기 직전에서야 부랴부랴 초소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제역이 되풀이해서 발생할 때마다 체계적인 대응을 하겠다던 당국의 말이 공염불이 된 셈이다. 올해에만 세 차례나 구제역이 발생한 만큼 향후 방역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점검해 보완하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혁신이 반드시 따라야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