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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별 따줄게" 약속 아직 유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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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온양온천 '리 마인드 허니문' 1박2일 추억의 신혼여행 관심폭발

[여행]"별 따줄게" 약속 아직 유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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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싱글이 결혼을 꿈꾸듯 기혼자도 다시 결혼을 꿈꾼다.'

광고 카피같은 이 말에 무슨 황당한 소리냐구 하겠지만 그야말로 '현실'이 되어버린 결혼생활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그리워하는 그때 그 시절이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눈부시게 아름답고 행복했던 날을 꼽자면 바로 신혼여행때가 아닐까 한다. 다시 돌아가고픈 신혼때의 추억.

그렇다면 행복한 순간을 그리워하고 추억만할게 아니라 다시 그날로 돌아가 즐기면 되는거 아니까.

이젠 머리가 희끗희끗 백발이 되어가지만 20~30대의 아름답고 행복했던 결혼을 다시 꿈꾸는 노부부들이 1박2일 신혼여행에 나섰다.
목적지는 충남 아산 온양온천이다. 실제로 이들은 30~40년전에 온양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다녀간 부부들로 아산시가 마련한 '리마인드(Remind) 허니문' 행사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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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신혼여행을 대부분 해외로 가지만 1960~70년대만 해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여행지는 온양온천이였다.

먹기 살기조차 어려웠던 시절. 제대로 된 신혼여행은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이들에게 온양온천은 아려한 추억과 낭만이 살아 있는 곳이다.

탤런트 최불암, 김민자 부부를 비롯해 새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교수부부 등 유명인사들로 그당시 온양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 19일 아침 8시, 신혼여행 출발지인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역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두 손은 꼭 잡고 참석한 부부들의 얼굴에는 설레임의 미소와 즐거움의 함박웃음이 잔뜩 묻어있다.

30년만에 온양온천을 다시 찾는 황정운(61ㆍ서울), 정순자(55)씨 부부는 "행사에 당첨되고 난 후 가슴이 두근거려 한 숨도 잘 수 없었다."며"지금도 옛날 신혼여행때의 그 기분에 가슴 떨림을 억제할 수 없다"며 '리 마인드 허니문' 참가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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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공무원시절 어렵게 살때 아내를 만나 온양온천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황씨는 "더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지 못한 것이 항상 미안함 마음이였다"며 아내에게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정씨는 "전혀 그런 생각 없이 신혼여행을 와서 너무 즐거웠고 아름다운 여행이였다"며 남편의 미안함을 살며시 덮어준다.

황혼의 부부들을 태운 버스는 시간을 초월해 한 순간에 온양온천을 향해 내달렸다.

버스가 아산 도고관광호텔을 지나자 황씨가 말을 꺼낸다. "신혼 첫날밤을 오성여관이란데서 잤어. 다들 그때 온양관광호텔에서 보낼때 우린 그럴 형편이 아니였지. 그래서 도고호텔 앞에서 폼나게 사진을 찍고 그곳에서 잔것처럼 사람들에게 자랑했지(웃음)"라며 비밀을 털어났다.

오전 11시, 아산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다른 노부부를 만났다. 44년만에 온양을 다시 찾은 안국신(70ㆍ경기도 평택)ㆍ이임구(67)씨 부부는 "1966년 12월 9일 결혼해 그 날 온양온천으로 왔다"고 말했다.

안씨는 "고향 서산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택시로 홍성역까지 와서 장항선 기차를 타고 온양역에 내렸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부부는 민속마을 가장 북쪽에 있는 송화댁을 찾았다. 송화댁의 젊은 부부가 '노부부'를 반갑게 맞았다. 안씨 부부가 "당시는 온양에 현충사 이외에 별로 구경할 게 없었는데 이 곳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말했다. 송화댁에선 이들에게 연잎차를 내왔다.

안씨 부부는 "너무 아름답고 멋진 곳에서 융숭한 차 대접을 받으니 온양에 신혼여행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점심식사 후 참가자들은 온양온천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시장에서 한창 열연중인 신나는 악극 '아빠의 청춘'도 관람하고 온양전통시장도 둘러봤다.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옛 아산경찰서)에서 이달말까지 공연 하는 악극 '아빠의 청춘'에는 50~70대 아산시민 6명이 직접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흘러간 옛 노래와 함께 노년의 식지않은 정열과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공연이 끝나고 황씨 부부는 관람 소감을 묻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정말 재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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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을 둘러보던 안씨 부부는 "그때의 온양온천은 온통 논과 온천지 뿐이였다며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천지개벽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온양의 발전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저녁 디너파티는 부부사랑을 더욱 깊게 하는 행사로 꾸며졌다.

노사연의 '만남'이 감미롭게 흘러나오는 온궁휴양카페안. 노부부들은 온양온천시장의 특화음식인 온궁양생탕과 천년고음국, 떡갈비와 와인으로 파티를 즐겼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색소폰 연주와 함께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서로에게 쓴 사랑의 편지가 읽혀질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편지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부부들의 모습은 새삼 20~30대의 수줍은 신혼부부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프러포즈 이벤트, 약손 맛사지, 사랑의 서약서 서명, 부부가 함께 만드는 사랑의 온도 공예체험 등이 이어졌다.

젊은 부부들만 할 수 있을 걸로 생각했던 민망한 프로포즈 이벤트를 못 이기는 척 해낸 안씨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함께 늙어가는 아내가 있어 좋고 그와 함께 옛 신혼여행지를 찾은 것도 행복하고 감사한다"며 "이 여행이 끝나더라도 울 부부는 다시 손잡고 온양을 찾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숙소인 온양관광호텔로 향하던 안씨 부부는 "당시 온양관광호텔 건물이 3층 밖에 안 됐는데 특급호텔로 변했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가 잤던 방이 "저기쯤인데"라며 신혼의 추억에 젖어들고 있었다.

1박2일로 진행된 이 행사 26ㆍ27일(2차), 27ㆍ28일(3차)과 12월 3ㆍ4일(4차) 10~15쌍씩 참여해 계속된다. 내달초에 열리는 4차는 유료로 진행된다.

온양(아산)=글.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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