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두 달된 장관의 지역구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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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根幹)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농업인의 날'.


'농업인의 날' 행사는 1964년 11월 11일 강원도 원주시청(옛 원주군청) 옆 원주문화관에서 몇몇 농업인이 모여 자율적으로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이 후 원주시는 매년 같은 날 이 행사를 진행해 왔으며 올해로 벌써 47년째를 맞는다.

원주시는 '농업인의 날'을 지역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꾸준히 건의했으며 그 결과 1996년 정부에서 매년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매년 10~11월 추수 무렵이 되면 전국 150여 지자체에서 '농업인의 날' 행사가 열리며 지역 축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원주시가 '농업인의 날'의 발상지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다.

이런 원주시가 오는 11일 열릴 '농업인의 날' 행사에 자리를 빛내달라며 농림수산식품부에 장관 참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장관의 일정상 참석이 힘들것 같다며 불참을 통보한 상태다. 타 지역 지자체들의 요청도 대부분 거절했다.


이런 가운데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5일 경기도 김포시의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 농업인의 날인 만큼 관계 부처 장관이 참석해 지역 농민들을 격려하고 축하해 주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며 지역일까지 챙기는 장관의 행보에 박수를 보낼 만도 하다.


그러나 유 장관이 '농업인의 날'의 발상지 격인 원주시의 요청은 뒤로 한 채, 국회의원 시절 본인의 지역구인 김포시 행사에는 한 걸음에 달려갔다는 점에서 타 지역 농민들의 시선이 고을리 없다. 그동안 장관이 전국 규모가 아닌 지자체의 '농업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 전례는 원주시를 제외하곤 단 한번도 없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유 장관은 이날 행사 직전인 오전 9시에는 김포시 본인의 의원 사무실에 들러 2시간 정도 사적인 업무를 본 것으로도 알려졌다. 장관의 신분으로, 그것도 주말이 아닌 평일에 본인의 개인적인 업무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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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정한 사회가 화두다. 초등학생들이 이를 주제로 회의를 할 정도라니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두 달 남짓 된 장관이 벌써부터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다면 '공정한 사회'는 누가 이끌 것이며 농산물 가격 폭등, FTA, 쌀 관세화 등 산적해 있는 농정 현안들은 누가 챙겨야 할까.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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