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광주에 사는 10쌍의 북한 이탈주민들 5일 송파여성문화회관 웨딩홀서 합동결혼식 가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13개월 만에 재개된 2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북한이탈주민 10쌍의 늦깎이 합동결혼식이 열린다.


서울 경기 광주광역시에 정착해 새 삶을 살고 있는 10쌍의 북한이탈주민이 5일 송파여성문화회관 웨딩홀에서 합동결혼식을 갖는다.

함북 온성에서 살던 김이옥(가명, 45) 씨는 2005년 두 아들을 데리고 두만강을 건너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김씨는 2009년 1월 북한이탈주민 전문 결혼정보업체인 남북결혼스토리(대표 최해연)의 주선으로 지금의 남편 이광석(가명, 49) 씨를 만났다.

이씨 역시 탈북 후 10년 넘게 중국의 산속에서 숨어 지내면서 북한의 아내와 딸은 생사조차 알 수 없이 생이별을 한 상태다.


결국 이들은 3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형편상 결혼식은 꿈도 꿔보지 못한 채 살았다.


이번 합동결혼식의 주인공들은 이들 부부와 마찬가지로 늦었지만 새롭게 부부로 다시 태어난 늦깎이 부부들이다.


송파구 4쌍을 비롯 경기, 광주 일대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10쌍의 새터민 부부가 선정됐다.


북남 남녀 1쌍을 제외한 9쌍은 모두 북한이탈주민들로 이뤄진 부부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만나 10년 넘게 부부로 살면서 웨딩드레스는 고사하고 웨딩사진 한 번 찍지 못한 채 살아온 새터민 부부도 있다.


입국 시기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각각 다르다. 그러나 아픔을 딛고 새 삶을 살게 된 공통된 사연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합동결혼식은 단순히 결혼식만 올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텔레비전 냉장고 밥통 등 기본 살림장만은 물론 커플링에서 한복, 양복까지 완벽한 혼례용품 일체를 마련해줬다.


결혼식이 끝나면 신혼여행 대신 석촌동 백제초기적석총과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송파투어를 가진 후 올림픽파크텔에서 신혼 첫날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커플링과 한복, 양복 맞춤을 위해 모인 늦깎이 부부들은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방(광주)에 살다보니 서울 친구집에 와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고 밝힌 박철희(42) 씨는 “마음이 설레서 지난밤 잠도 못 잤다”며 활짝 웃었다.


특히 이번 합동결혼식은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정착과 우리 사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송파구협의회(회장 전영구)가 10개월 여 동안 준비한 행사다.


더구나 관선단체인 민주평통 차원에서는 초유의 일이어 다른 지역 협의회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윤오현 수석부회장은 “지난 2월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린 제4회 새터민과 함께 하는 설날민속놀이 한마당행사에서 새터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돼 그들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던 중 이번 합동결혼식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결혼식 뿐 아니라 살림이며 커플링, 옷까지 혼수용품 일체를 마련해줘 더욱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송파구협의회 소속 회원들과 지역내 기업, 단체들이 함께 손을 잡았다.


덕분에 실비로 따지면 5000만원이 훌쩍 넘는 혼수용품부터 결혼식 전반과 하객대접, 간이 신혼여행까지 늦깎이 새터민 부부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안겨주게 됐다.


이날 결혼식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병일 사무처장의 주례로 진행돼 혼인서약, 커플링 예물교환, 성혼선언문 낭독, 탈북 천재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의 축하곡 연주 등 순서로 진행된다.


새터민 부부들의 친지를 포함 200여명의 하객도 초대됐다.


한편 이번에 결혼식을 올리는 4쌍의 송파구 거주 새터민 부부는 모두 북한이탈주민 전문 결혼정보업체인 남북결혼스토리(대표 최해연)의 주선으로 새 인연을 만났다.


역시 2006년 탈북한 최해연 대표는 “수많은 통일안보강연을 하면서 한국의 많은 남성들이 북한 여성들과 결혼을 희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통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남북한 선남선녀를 이어주는 오작교가 되기 위해 2년 전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동시에 남북결혼스토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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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남북결혼스토리는 지난해 26쌍, 올해 24쌍의 커플을 탄생시켰다.


최 대표는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는 2만3000명 가운데 여성이 80%가 넘는다. 그 중에서도 초·혼을 희망하는 탈북여성은 무려 50%인 1만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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