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 '관심'.. 건설산업 부패방지 위한 자율적 윤리강화 필요 지적
건설산업비전포럼이 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대한토목학회, 대한건축학회와 공동으로 '건설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벡텔사의 윤리프로그램이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사진은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조지 오포리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는 모습. (자료: 한미파슨스)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톱다운(top-down)'이 아닌 100명 이상의 근로자와 책임자 등이 함께 참여해 만든 '바텀업(bottom-up)' 방식 윤리프로그램. 윤리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고용이 종료될 정도로 철저한 실천의지.
벡텔의 낸시 맥크리디 히긴스(Nancy MacCready Higgins) 부사장은 부패방지 윤리프로그램은 부패를 포함한 범죄행위를 사전에 예방, 반부패법(FCPA)에 따른 벌금까지 줄이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히긴스 부사장은 "부패방지를 위한 강력한 직원 윤리준수계획이 벡텔을 세계적인 선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며 윤리프로그램 일부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벡텔사의 윤리준수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보복에 대한 걱정 없이 익명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전사적으로 수단과 절차를 제공한다. 회사는 불공정하고 윤리적이지 않은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행동표준 '방침 102(Policy 102)'를 제시하고 경영진이 신임하는 내부조직을 만들어 윤리준수프로그램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
벡텔이 직원들에게 부패방지를 위한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이유는 반부패법(FCPA)이 강화됨에 따라 회사가 기소되거나 벌금을 내는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미 법무성과 증권거래위원회는 뇌물수수와 관련된 임원과 외국관리 모두를 강력하게 수사할 방침이며 반부패법(FCPA) 위반내용을 자진신고하는 회사에는 배려를 해주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명수 가톨릭대 교수는 규제와 처벌 위주의 부패방지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투명성과 관련해 지수나 통계 등의 객관적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기봉 국토해양부 건설경제과 서기관은 윤리의식과 관련, 상생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하도급대금 지급확인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하도급대금 지급 확인제도는 원수급자의 하도급대금 지급내역 및 하수급자의 하도급대금 수령내역을 발주기관과 공사감독관이 대조해 확인토록 하는 제도다. 은행전표와 하도급 대금 수령 증빙서류를 비교 검토함으로써 하도급 대금의 어음지급 또는 지연지급을 막는 효과가 있다.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전경수 대한토목학회 회장은 "건설사 부패문제는 일부의 문제지만 하루아침에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수주와 관련해서는 워낙 경쟁이 심한만큼 받는 사람, 주는 사람 쌍방 모두 윤리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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