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부산 '당리 푸르지오'는 162가구 공급에 1156명이 몰려 평균 7.14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79가구를 모집한 84.98㎡형에는 586명이 접수해 7.42대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22일 견본주택 개관 당시 예정 시간보다 30여분 앞당겨 견본주택을 열 정도로 예비 청약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미분양 물량도 속속 팔리고 있다. 벽산건설이 금정구 장전동 장전1-2구역에 공급했던 '벽산블루밍 장전 디자인시티'는 이번달에만 66가구가 팔렸다.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110㎡(분양면적 기준)대의 중소형 평형은 물론 164㎡까지 팔리기 시작한 것이 특이하다.
부산 부동산 시장이 이처럼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공급물량 부족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입주물량은 1만1814가구다. 입주물량이 몰렸던 지난 2~3년전(2007~2008)년보다 30%이상 줄었다. 2~3년전 공급과잉으로 부동산 시장의 무덤이라 불렸던 부산 부동산 시장이 공급부족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전세난 심화, 신규분양ㆍ미분양 수요 증가 등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김은진 스피드뱅크 팀장은 "최근 3년새 부산에 중소형 평형대의 공급이 거의 없었다"며 "중소형 평형의 전셋값과 매맷값이 오르면서 분양시장도 활기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부동산 시장열기가 서울 및 수도권으로 북상할 지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부산의 부동산 시장 흐름이 서울의 전조현상이 될 수 있다"며 "서울 역시 내년 입주물량이 올해 대비 40% 급감하고 재개발ㆍ재건축 이주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다소 이르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부산 지역의 열기를 타고 경기 수원과 용인에서 최근 분양에 나섰던 곳이 대거 미달했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도 "이달말 수도권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 사업장의 초기 청약률이 썩 좋지 못하다"며 "또 부산지역의 집 값이 올해 많이 올라 내년에는 상승폭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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