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에 사활 걸어...7년 리더십의 새로운 시험대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임혜선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21일로 취임 7주년을 맞았다. 흔치 않는 여성 리더로서 모진 풍파를 견디며 그간 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뒤로 하고, 이제는 그룹의 운명이 결정되는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벼랑 끝 전선에 서 있다.
현 회장은 미래 성장을 넘어 그룹의 생존을 위해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해야 한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올해 초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놓고 채권단과 갈등이 표출됐지만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은 까닭이다. 오히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대출금 75억원을 조기 상환하며 주채권은행 교체를 요구했고 법원에 채권단의 효력 정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공격 행보는 광고전에서도 드러난다. 인수전이 시작되자 적통성을 강조하는 광고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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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압박했다. 고 정몽헌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한 시비가 일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위임장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현대건설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달라고 현대건설 채권단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기업에 우선 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는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 주식 관리 및 매각 준칙'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의 사재 출연 등을 근거로 우선매수청구권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을 줄 대상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그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룹 상황도 최근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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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3분기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3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금강산 관광 역시 이산가족 상봉과 맞물려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가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측근들에게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회장이 살아생전 강조했던 '불가능은 없다. 하면된다'는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이야기하며 격려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인수는 현 회장에게는 도약의 기회이자 시련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경영권 안정과 함께 그룹 도약의 발판이 마련되지만 실패하면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 인수전은 현 회장에게는 지난 7년 간 쌓아온 리더십의 새로운 시험대인 셈이다.
이정일 기자 jaylee@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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