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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F1 D-1] 엔진 성능이 좋아도 이거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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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F1 D-1] 엔진 성능이 좋아도 이거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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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엔진에서 발생되는 회전 에너지를 타이어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F1처럼 고회전, 고출력의 엔진을 제대로 조작하려면 그에 걸맞은 변속기(트랜스미션)가 필요하다. 1000분의 1초로 승부가 갈리는 자동차경주에서 변속기는 엔진만큼이나 중요한 부품 중 하나다.

현재 F1에서 사용되는 변속기는 ‘세미 시퀀셜’ 타입으로, 1996년 페라리 팀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이전까지의 변속기는 일반적인 수동 변속기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클러치와 기어를 드라이버가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다. 지금도 기어 조작은 드라이버가 직접 하지만 동작 자체가 간소화됐고, 변속과 반응 시간도 줄어들어 보다 효율적인 변속이 가능해졌다.
세미 시퀀셜 기어박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F1 드라이버들은 코너링을 할 때 다양한 동작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클러치 조작부터 더블 클러치, 힐 앤 토 등 변속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동력 손실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구사하도록 발전시켜 왔다.

F1에서 이런 요소들이 승부를 가르는 핵심으로 작용하던 시절에 페라리가 처음 들고 나온 기어박스는 기술의 진보를 나타내는 상징과 같았다. 사실 클러치가 없는 세미 시퀀셜 타입의 기어박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팀은 BMW였으나, F1 데뷔는 페라리가 조금 더 빨랐다.

수동을 기반으로 만든 새로운 기어박스는 과거 기어박스에 비해 조작은 간단해졌지만, 구성은 훨씬 복잡해졌다. 사람이 조작하던 클러치는 유압라인에 의한 전자제어로 바뀌고 이 때문에 감속 구간에서 수반되는 복잡하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세미 시퀀셜 기어박스에 클러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동 변속기에 비해 클러치 구성이 복잡해지고, 필요에 따라서는 기어박스 내부에 클러치의 역할을 하는 부품들이 자리 잡아 드라이버가 하던 일을 대신해 줄 뿐이다. 즉, 드라이버가 직접 했던 조작들을 기어박스 내의 유압모듈과 전자제어 부품들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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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이 간단해진 만큼 그동안 변속기의 상징이었던 막대 모양의 스틱(기어 노브)가 사라졌다. 드라이버들은 변속을 위해 스티어링 휠 뒤편에 부착되어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보다 정밀한 핸들링에 집중 할 수 있게 되었다.

페달은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 두 개 뿐이다. 피트인할 때에는 버튼 하나로 속력이 제한되며, 클러치는 출발 할 때를 제외하면 거의 사용할 일이 없어졌다. 보통 4개의 패들 시프트는 위쪽 좌우가 기어변속을 담당(+, -로 구분되며 전진 7단)하고 아래쪽이 클러치를 담당한다. 후진과 중립은 버튼으로 조작한다.

세미 시퀀셜 기어박스의 등장은 드라이버들의 시프트다운과 코너 진입 전 압박을 크게 감소시켰다. 기계식 기어박스의 경우 감속을 할 타이밍과 시프트다운에 따른 엔진 회전력 손실 보정 등을 드라이버가 모두 계산해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야 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드라이버의 보조 역할을 했고, 모든 판단은 드라이버의 감에 의존 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수동 기반의 전자식 기어박스는 드라이버가 원할 경우 감속 폭이나 엔진 회전수를 최적으로 보정해 준다. 동력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변속 타이밍과 반응 속도를 줄여 보다 효과적인 레이스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잘 짜인 전자제어 로직에 맞춰 변속하면 보다 간소한 조작을 통해 머신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동 기반의 세미 시퀀셜 기어박스는 기계식 변속에 비해 최대 두 배 이상 변속 시간이 빨라졌다. 기계식이나 반자동 변속기의 경우 숙련된 드라이버의 변속 시간은 0.2초 정도였으나(반응 시간 제외) 세미 시퀀셜 기어박스는 0.1초 이내에 모든 동작을 마칠 수 있다.

2002년 F1에서는 완전 자동 변속기의 사용이 허가되었다. 하지만 각 팀들이 아직도 세미 시퀀셜 기어박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동력 손실을 일으키는 동력 단속에 있어 기계식 기어 물림 방식이 훨씬 용이해서이다.

완전 자동 변속기의 경우 현재의 세미 시퀀셜 기어박스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클러치 조작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지만, 클러치의 역할을 대신하며, 항시 운동을 하고 있는 토크 컨버터의 출력 손실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하게 정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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