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근 금융감독원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실명제법 위반과 관련해 중징계 방침을 통보하면서 신한금융의 리더십이 온통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라 회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3~5년간 금융기관 임원도 맡을 수 없다. 라 회장은 11일 '현재로선 자진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 회장 전 비서실장의 주주재산 착복에 대한 수사가 예정돼있는 등 안팎으로 상처를 많이 받아 그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신상훈 사장은 배임 및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됐으며 신한금융이사회에 의해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라 회장 계열인 이백순 신한은행장 역시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신한금융 경영자 '빅 3'가 모두 흔들리는 것이다.
게다가 검찰이 이번 주부터 라 회장, 신 사장과 이 행장 등을 소환할 것이라고 밝혀 신한금융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에서 신한금융은 경영전반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와 조직에 금이 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지금까지 높은 실적과 안정적인 지배구조로 다른 금융기관의 부러움을 사온 한국의 대표 금융기관이 이 같은 내부 관리상 허점과 갈등으로 흔들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영 지도부 3명이 사퇴할 경우 빠른 시일 내 공백을 메워 경영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해법도 마땅치 않고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이는 무엇보다 라 회장이 19년이나 오래 최고경영자를 맡으면서도 후계자를 키우지 않은 탓이다. 외국에서는 최고 경영자가 몇몇 후보자를 경쟁시키면서 자연스런 승계 과정을 거친다. 신한금융은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상당기간 경영의 단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융가에서는 벌써 이런 저런 금융계 인사 이름이 오르내린다. 몇몇 전직 관료들이 기관장 자리를 내놓고 신한금융 회장, 사장직을 위해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정부의 입김이 거세질 것이란 때 이른 우려도 나온다. 민간 자본으로 성장한 금융기관이 관치를 부르고 외풍에 내맡겨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한금융 주주와 이사회가 적극 나서 경영공백 기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