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포스트시즌을 가리키는 '가을야구'라는 말이 최근 자주 쓰이고 있다. 말 그대로 가을에 하는 야구,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통칭하는 말이다. 정규 시즌 4위까지만 가을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야구팬들이 인터넷 야구 게시판 등에 '가을에도 야구를 보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내면서 야구 신조어로 자리 잡게 됐다.
선수들에게 '작가'라는 호칭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김 선수'가 아닌 '김 작가'로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불명예스러운 신조어다. 마무리 투수가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극의 시나리오를 쓴다는 데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마무리 투수로 등장하면 상대팀은 이제부터 야구가 시작됐다는 기대감에 들뜨지만, 게임을 마무리해야 하는 쪽에서는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마무리 투수와 관련된 신조어는 또 있다. 마무리 투수들은 '불'을 끄기 위해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소방수'라고 불리는데 오히려 불을 지르면 '방화범'이 된다.
또 점수를 뺏길 수 있는 위기의 상황에서 외야수가 홈까지 공을 송구하지 못하면 팬들로 부터 '소녀어깨'라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승패의 윤곽이 드러난 게임에서는 '퇴근본능'이라는 신조어가 자주 쓰인다. 경기 후반부에 심판이 이기는 팀이 유리하도록 판정을 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투수나 타자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퇴근본능'이라고 질타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을 맞아 '직관'이라는 신조어도 자주 등장할 전망이다. '직관'은 야구장에 가서 직접 관람한다는 의미다. 야구장에서 찍은 사진 등과 함께 '직관 후기'라고 온라인 게시판 등에 올리면 된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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