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대기업 '저공비행' 협력사
대기업-협력사 3분기 실적 추이 따져보니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이솔 기자]# 2차전지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A사는 늘어나는 주문량에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해 생산라인도 증설했다. 덕분에 매출액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익 개선세는 신통치 않다. 대기업이 주문량을 늘리면서 단가인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LED 부품업체 B사는 최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먼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 하지만 1~2년이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 생산법인은 애물단지가 됐다.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1개월분의 재고 물량을 유지하던 대기업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주문량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3ㆍ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협력업체들의 이익 증가치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코스닥 지수가 지지부진한 이유 가운데 실적 개선 정도 차이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차이는 주식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실제 지난 24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쓴 현대차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 협력업체인 성우하이텍은 지난 5월14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증권가에서는 성우하이텍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40% 이상 상승한 LG화학은 지난 3일에는 장중 36만1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반면 넥스콘테크는 지난 1월18일 1만2500원을 기록한 이후 30%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온도차이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협력업체들이 몰려 있는 코스닥 상장사의 전체 실적 집계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29일 증권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유가증권 상장 158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개별기준)는 총 23조9143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 2분기에 비해 11.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는 대표적 수출기업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전기전자(IT)업종이 또한번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실적이 있고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 시장 상장 23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기전자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2분기 보다 18.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조선 기계 등이 속한 산업재 업종 역시 전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15.31%나 증가, 돋보이는 실적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는 대장주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한국전력 LG전자 등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이익 개선세가 유가증권 상장사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상반기만 보더라도 이익 개선규모의 차이가 뚜렷하게 존재한 데다 현장의 목소리 또한 3분기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39개사 가운데 비교 가능한 565개 회사를 대상으로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15.11%, 79.66%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811개 12월 결산법인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48% 늘어났음에도 영업이익은 12.70% 증가에 그쳤다.
매출액 증가율은 코스닥 상장사가 좀 더 앞서나갔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유가증권 상장사가 4배 이상 컸다. 이익 개선이 비단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에 따른 효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지난해 말 1682.77로 장을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11% 이상 상승하며 1900선 돌파를 바라보고 있는 반면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오히려 5% 가까이 하락했다.
협력업체 관계자 P씨는 "대기업 요청으로 대규모로 생산라인을 증설했지만 예상만큼 주문량이 늘지 않고 있다"며 "자금 사정이 좋은 대기업이야 3~5년을 내다보고 투자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무리한 투자로 인한 흑자 도산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