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관리제 피하고 보자? 막판 수주경쟁 치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여기 조합원 중에 공공관리제 찬성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구청이나 서울시에서 재개발 관리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다 비용도 오히려 더 비싸져서 효율성이 떨어진다"(성북구 장위6구역의 한 조합원)
"막판 수주를 따내기 위해 업체들간 경쟁이 심하다. 경기도 안좋은데 공공관리제가 시행되기 전에 물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한동안은 수주가뭄에 시달리게 된다. 또 사업권이 공공에 넘어가기 때문에 시공사들 입지도 좁아진다"(한 건설업체 관계자)
다음달 본격적인 공공관리제 시행을 앞두고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는 '벼락치기' 시공사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이달 내로 시공사를 뽑으면 공공관리제 적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8일에는 서초구 우성2차 재건축 조합이 총회를 열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1600여가구 규모의 동작구 흑석3구역 재개발 사업은 GS건설이 수주를 따냈다. 29일에는 관악구 봉천1-1구역 재건축 사업장, 30일에는 강서구 등촌1구역, 성북구 장위6,8구역, 동작구 사당 1구역 사업장 등 3일동안 총 9곳의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리는 것이다.
공공관리제는 말그대로 그동안 건설업체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공공이 맡아서 관리하는 제도다. 사업 진행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건설사와 조합과의 유착, 지나친 개발이익 향유 등의 폐단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에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은 비용과 시간 등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일단 피하고 보자는 입장이다. 한 조합원은 "한 예로 구청에서 제시한 외부회계 감사 비용도 조합이 자체적으로 해결했을 때보다 2~3배 이상 높았다"며 "이미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공공관리제로 가게 되면 시공사 선정도 사업시행인가 후로 늦춰져 사업속도가 느려진다"고 말했다.
이에 건설사들도 공공관리제가 도입되기 전에 하나라도 더 수주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업권이 공공에 넘어가게 되면 그만큼 건설사들의 입김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었지만 내달부터는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늦춰져 일감도 줄게 된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안그래도 사업거리가 없던 건설사들은 이번 재건축·재개발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 한동안 수주가뭄을 겪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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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공공관리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되는 것이라 공공관리제를 도입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중 어느 쪽이 나을지 비교해볼만한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 성북구 장위6구역의 한 조합은 "시범지구였던 성수나 한남지구의 경우만 봐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며 "사업초기부터 도입됐으면 모를까, 공공관리제가 앞으로 어떻게 정착될지 모르기때문에 위험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한 조합원은 "공공관리제 제도 자체의 취지와 목적에는 공감을 한다"며 "문제는 대다수의 주민들이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지금과 같이 다들 공공관리제를 피하려고 하는 것을 막으려면 구청이나 서울시에서 더 적극적으로 제도를 알리고 설명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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