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호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 저지

인천 작전·계양 일대는 한달만에 또 침수
공무원들 늑장 대응도 피해를 키워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연이은 태풍과 집중호우가 주춤하더니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연휴인 21일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 폭탄이 떨어졌다. 이날 서울의 강수량은 265mm로 이는 9월 하순 기준으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후 103년 만에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기록이다.

추석망친 수도권 물폭탄..피해 왜 커졌나
AD
원본보기 아이콘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듯한 공기가 만난 게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괌 북쪽 해상에서 북상한 제12호 태풍(말라카스)과 습한 남서풍이 올라오면서 집중 호우를 유발했다. 구체적으로는 몽골지방에서 발달한 찬 대륙고기압이 남하하고 있고,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북쪽의 찬 기단과 남쪽의 따뜻한 기단 사이에서 좁고 강한 정체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이 워낙 많은 비가 특정지역에 내리면서 피해도 잇달았다. 21일 하루에만 서울 강서구 화곡동 287.5mm가 내리는 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1만1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지역에서 180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인천과 부천은 각각 1148가구, 3262가구가 물에 잠겼다.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의 경우 21일 오후 들어 한때 시간당 100mm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면서 각각 주택 70여 곳과 50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게다가 벼락으로 인해 200여 가구의 아파트와 단독주택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추석망친 수도권 물폭탄..피해 왜 커졌나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인천 작전ㆍ 계양동 일대는 최근 잇다른 폭우에 거듭된 침수피해를 입었다. 작전동은 지난달 19일에도 국지성 호우로 주택 196채가 침수됐었다. 당시 침수의 원인은 작전동은 '하수도', 계양동은 '박천동 우회도로'가 문제였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원인으로 침수된 것. 작전동의 경우 서구 공촌동 저지대 일대와 함께 주택 100여 가구가 물에 잠기는 등 비 피해를 입었다. 작전동 주택가에서 1.5 미터 높이의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계양동에 침수피해를 입힌 박촌동 우회도로의 경우 도로가 밭 위에 깔리면서 흙의 물 흡수력을 떨어트린 문제가 거듭 제기됐다. 이 일대는 지대가 낮아 예전에도 침수피해가 잦은 계양동 일대가 또다시 피해를 입었다.


수도권 비피해가 커진 데에는 집중호우라는 자연재해에 인재도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높다. 추석 연휴 근무로 평소 인력의 절반 이상이 출근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물폭탄을 맞은 도심의 교통 통제가 늦어진 것.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상암지하차도를 비롯해 한남 고가 등 17곳의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살인적인 폭우는 지하철 운행까지 마비시켰다.

AD

서울시의 경우 비가 이미 한창 퍼붓고 있는 21일 오후 4시 30분을 넘어서야 '3단계 비상대책 근무령'을 발령했고 오세훈 시장도 오후 5시경 남산 서울시 재난관리본부에 나가 피해상황 보고를 받고 현장지휘에 나섰다.


한편 제12호 태풍 말라카스는 일본 남동쪽 해상에서 계속 북동진하고 있어 한반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